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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미회담 참가 김정은에 편의 제공” 반복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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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미회담 참가 김정은에 편의 제공” 반복하는 이유

입력
2018.05.15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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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심은 전용기 임대… 북중 밀착과 ‘중국 역할론’ 부각 의도

지난 2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기 ‘참매1호’가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 고위급 대표단을 태우고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모습. 영종도=고영권 기자
지난 2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기 ‘참매1호’가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 고위급 대표단을 태우고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모습. 영종도=고영권 기자

중국이 내달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연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편의 제공과 신변안전 보장 의사를 밝히고 있다. 북중 밀착관계를 부각시킴으로써 ‘중국 역할론’을 강조하려는 의도다. 북한에 전용기 임대까지 제안한 속내가 여기에 있다.

뤼차오(呂超) 중국 랴오닝(遼寧)성 사회과학원 한반도연구센터 연구원은 15일 관영 글로벌타임스 인터뷰에서 “중국은 북중 우호관계와 북미 회담의 중요성을 고려해 김 위원장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가장 이상적인 선택은 북한이 전용기의 안전 확보 차원에서 중국을 경유해 재급유와 수리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력한 중간 경유지로 푸젠(福建)성 푸저우(福州)를 꼽았다. 앞서 왕준성(王俊生) 중국사회과학원 아태세계전략연구원 부연구원 등도 관영매체를 통해 같은 주장을 폈다. 일각에선 아예 전용기를 임대해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김 위원장의 전용기인 ‘참매1호’는 제원만 놓고 보면 한 차례 급유로 갈 수 있는 항속거리가 9,200㎞여서 평양에서 4,700㎞ 떨어진 싱가포르까지 가는 데 지장이 없다. 하지만 참매1호는 옛 소련이 1974년 제작한 ‘일류신(IL)-62M’을 1982년에 들여와 개조한 것으로 기체 노후화를 피하기 어렵고 1995년에 단종돼 부품 공급도 수월치 않다. 현재 고려항공의 정기노선인 중국 베이징(北京)ㆍ상하이(上海)ㆍ선양(瀋陽)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등은 비행거리가 1,000㎞를 넘지 않아 장거리 운항 경험이 있는 조종사를 찾기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로 갈 때 상대적으로 거리가 짧은 서울~군산~제주~대만 항로를 이용하지 않는다면 중국의 영공을 지날 수밖에 없고 중간 급유나 정비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김 위원장 전용 차량과 회담에 필요한 화물을 실은 수송기가 동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중국 경유는 사실상 확정됐다고 볼 수도 있다. 김 위원장이 지난 7~8일 랴오닝성 다롄(大連)을 찾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2차 정상회담을 한 것을 두고 싱가포르행 예행 연습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런데도 중국이 관영매체와 관변학자를 동원해 김 위원장에 대한 편의 제공과 신변안전 보장을 강조하는 건 결국 북중 간 밀착과 정치적 동반자 관계를 과시해 중국 역할론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다. 북한이 싱가포르 회담을 결정하면서 전용기 운항 상황을 감안했을 테고, 특히 보안 문제상 가능성이 희박한 전용기 임대까지 제안한 건 다른 이유로는 설명이 안된다. 실제 글로벌타임스는 ‘김정은 안전이 가장 중요, 중국이 기꺼이 도울 것’이란 논평기사에서 “중국의 지지 없이는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유엔의 체계조차 작동할 수 없다”면서 “북핵 위기 해소에 있어 중국의 역할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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