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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단장 테임즈 기 받은 스크럭스 “보고 있나? 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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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단장 테임즈 기 받은 스크럭스 “보고 있나? 테임즈”

입력
2017.10.17 22:4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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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재비어 스크럭스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5회초 1사 만루에서 역전 만루 홈런을 터뜨린 뒤 그라운드를 돌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NC 재비어 스크럭스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5회초 1사 만루에서 역전 만루 홈런을 터뜨린 뒤 그라운드를 돌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두산과 NC의 플레이오프(5전3승제) 1차전이 열린 17일 잠실구장. 경기 전 반가운 손님이 NC 더그아웃을 찾았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NC 4번 타자로 활약하다가 올 시즌 메이저리그 밀워키에 복귀한 에릭 테임즈(31)였다.

시즌 후 한국을 잊지 않고 찾은 테임즈는 “한국에서 뛰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감회가 새롭다”며 “김경문 감독님이 ‘유니폼을 입고 대타로 나설 준비를 하라’고 했다”며 활짝 웃었다. 자신의 대체자인 재비어 스크럭스(30)에 대해서는 “아주 잘하고 있다”면서 “과거 마이너리그 때 상대 팀으로도 만났는데, 그 때나 지금이나 잘한다”고 응원했다.

올해 NC의 새로운 4번 타자로 35홈런과 111타점을 올리며 테임즈 못지 않게 활약했던 스크럭스도 테임즈의 방문을 손꼽아 기다렸다. 스크럭스는 전임 4번 타자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테임즈가 누구죠”라며 농담을 던진 뒤 “지난해 한국시리즈 경험도 있는 테임즈에게 조언을 얻고 싶다”고 말했다.

에릭 테임즈가 응원단상에 올라 깃발을 흔들며 NC를 응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릭 테임즈가 응원단상에 올라 깃발을 흔들며 NC를 응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스크럭스에게 테임즈의 조언은 필요 없어 보인다. 스크럭스는 이날 1차전에 4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2-4로 끌려가던 5회초 1사 만루에서 두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6)의 3구째 시속 128㎞ 슬라이더를 잡아 당겨 좌월 결승 그랜드슬램을 작렬했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한 스크럭스는 손을 번쩍 들어올렸고, 관중석에서 지켜보던 테임즈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기뻐하며 박수를 쳤다. 스크럭스의 만루홈런은 역대 플레이오프 통산 세 번째이며, 1999년 10월13일 한화 장종훈이 두산과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친 이후 무려 6,579일 만이다.

스크럭스의 한 방으로 NC는 승기를 잡았다. 6-5로 앞선 7회말 수비를 실점 없이 막은 뒤 공수교대 때는 테임즈가 응원단장으로 변신했다. 3루 NC 관중석으로 발걸음을 옮겨 높은 응원단상에 올라가 깃발을 흔들며 응원을 주도했다. NC 팬들은 올해 처음으로 익숙했던 이름 ‘테임즈’를 힘껏 외쳤다. 테임즈의 기(氣)를 받은 덕분인지 NC는 계속된 8회초 공격에서 대거 7점을 뽑는 빅이닝을 만들며 13-5로 두산을 KO 시켰다.

전력 열세 평가를 딛고 서전을 승리로 장식한 NC는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역대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이긴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확률은 82.8%(29차례 중 24회)에 이른다. 2010년 이후로는 100%다. 양 팀의 2차전은 1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일격을 당한 두산은 좌완 장원준을, NC는 사이드암 이재학을 2차전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스크럭스가 6타수 3안타(1홈런) 5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러 1차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고, 수비에서는 중견수 김준완(25)이 ‘슈퍼 캐치’로 팀을 살렸다. 김준완은 2-4로 뒤진 4회말 2사 1ㆍ3루에서 선발 장현식을 구원 등판한 제프 맨쉽이 첫 타자 민병헌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큼지막한 타구를 허용하자 기가 막힌 다이빙 캐치로 잡아냈다.

자칫 분위기가 한 순간에 넘어갈뻔한 상황에서 김준완의 호수비로 NC는 추가 실점 없이 넘겼다. 그 결과 5회초 공격 때 스크럭스의 만루포도 나올 수 있었다. 김준완은 또 6-5로 1점 리드한 6회말 2사 2루 위기에서 민병헌의 우중간 뜬 평범한 타구를 우익수 나성범과 호흡이 맞지 않아 놓칠 뻔 했는데, 다시 한번 재빠르게 몸을 던져 잡아냈다.

NC 김준완(왼쪽)이 6회말 2사 2루에서 민병헌의 타구를 몸을 던져 잡아내고 있다. 뉴시스
NC 김준완(왼쪽)이 6회말 2사 2루에서 민병헌의 타구를 몸을 던져 잡아내고 있다. 뉴시스

두산 에이스 니퍼트의 포스트시즌 최다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은 36⅓이닝에서 끝났다. 이날 경기 전까지 포스트시즌에서 34⅓이닝 무실점을 이어갔던 니퍼트는 1, 2회를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1-0으로 앞선 3회에 흔들렸다. 1사 후 내야 안타로 출루한 후속 타자 김태군을 유격수 류지혁의 송구 실책으로 2루까지 보낸 것이 화근이었다. 니퍼트는 김준완한테 우전 안타를 맞아 1사 1ㆍ3루에 몰렸다. 이어 나성범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이 때 김준완이 2루를 훔쳤다. 포수 양의지가 2루에 정확한 송구를 했으나 류지혁이 놓쳐 실점 없이 끝낼 수 있던 이닝을 2사 2ㆍ3루로 만들었다. 다음 타자는 두산이 가장 경계한 박민우였다. 박민우는 보란 듯이 중전 2타점 적시타를 쳤다. 니퍼트의 무실점 기록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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