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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포크 음악에 큰 영향... 저항가요 씨 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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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포크 음악에 큰 영향... 저항가요 씨 뿌려

입력
2016.10.13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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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딜런은 1960년대 반전 운동의 중심에 있었고 한국 포크 음악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사진은 딜런의 1965년 영국 순회공연을 다룬 다큐멘터리 '돌아보지 마라'의 한 장면이다.
밥 딜런은 1960년대 반전 운동의 중심에 있었고 한국 포크 음악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사진은 딜런의 1965년 영국 순회공연을 다룬 다큐멘터리 '돌아보지 마라'의 한 장면이다.

'포크 음악의 전설' 밥 딜런의 음악과 정신은 한국 대중 음악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딜런이 '블로잉 인 더 윈드'(1963)에서 보여줬던 반전과 저항의 메시지는 1970년대 군사 독재 정권 아래 시름하던 한국 음악인들에겐 창작의 밑거름이 됐다. 70년대 저항의 아이콘으로 활동했던 가수 김민기와 방의경을 비롯해 양희은, 양병집, 한대수 등이 딜런의 영향을 받은 대표적인 한국 1세대 포크 음악인들이다.

딜런의 시적이면서도 사회적인 메시지가 담긴 가사는 사랑 노래 일변도였던 국내 대중 음악 시장을 바꿔놨다. 그룹 쎄시봉 멤버로 활동하는 가수 김세환은 "'블로잉 인 더 윈드'를 들었을 때 이렇게 풍자적으로 노래할 수 있구나란 걸 알고 나뿐 아니라 당시 음악인들은 충격을 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딜런의 음악을 계기로 국내 민중가요사가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딜런은 일상이 노래가 되고 시가 될 수 있음을 알려주기도 했다. 밴드 중식이의 보컬 중식이는 "딜런의 음악을 듣고 노래를 부른다고 다 노래가 아니란 걸 알았다"며 "가슴을 울리는 가사는 시대를 초월해 영원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통기타 한 대와 하모니카로 서정을 노래하는 딜런의 음악은 국내 '통기타 음악 열풍'을 이끌기도 했다. 대학가나 청년들의 일상에까지 파고 들어 통기타를 쳐야 운치 있는 대학생이란 소리를 들었다. 1960년대 서울 무교동 골목에 위치한 쎄시봉 등 음악감상실이 인기를 얻기 시작한 것도 딜런을 중심으로 한 포크 음악 열풍이 불어서다. 딜런이 무대에서 입은 허름한 청바지는 통기타와 함께 포크 음악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빗물' 등으로 인기를 누린 포크 음악 가수 채은옥은 "당시 음악감상실에선 딜런의 음악이 쉼 없이 흘러 나왔고, 그 음악을 들으며 포크 가수를 꿈꿨다"고 말했다.

딜런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음악의 잃어버린 문학성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지혜원 대중문화평론가는 "딜런 음악의 특징이 바로 철학적이고 문학적인 가사"라며 "딜런의 노벨상 수상은 그의 음악 가치에 대한 조명이기도 하지만, 다른 대중 음악인들에겐 노랫말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큰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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