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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훈 기자

등록 : 2017.11.20 17:10
수정 : 2017.11.20 20:25

반도체에 29조 투자… 삼성 ‘물량공세’

등록 : 2017.11.20 17:10
수정 : 2017.11.20 20:25

단가 하락 전망에도 시설 늘려

세계 전체 투자액 3분의 1 차지

단위생산당 투자 커지는 추세 속

中^日 추격의지 꺾으려는 전략

29조5,000억원. 삼성전자가 올해 반도체 시설투자에 쏟아붓는 금액이다. 메모리 반도체 압도적 세계 1위 삼성전자의 무지막지한 투자에 세계 반도체 업계가 긴장하는 가운데 천문학적 투자 이유에 대한 해석도 분분하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연말까지 계획한 반도체 시설투자는 지난해(13조1,500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어 증가율이 124%에 이른다.

2010년 이후 반도체 시설투자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게 2014년의 13%였고, 2013년(-9%)과 지난해(-10.6)는 오히려 투자가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증가다. 14조1,000억원을 투입하는 디스플레이 시설투자 증가율(43%)과 비교해도 반도체 증가율은 월등히 높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트가 추산한 올해 세계 반도체 업체들의 총 시설투자액은 908억달러(약 100조원)로 삼성전자 한 회사가 3분의 1을 차지한다. SK하이닉스도 올해 역대 최대 투자에 나섰지만 9조6,000억원 규모이고, 종합 반도체 최강 미국 인텔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세계 1위 대만 TSMC의 투자액을 합친 것보다도 많다.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 V낸드플래시 및 화성캠퍼스의 파운드리 미세화 공정 라인 증설 이외에 D램에도 투자를 진행 중이다. “메모리 수요 증가에 대비한 투자”가 삼성전자 공식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공급증가로 인한 단기적인 단가 하락 전망에도 불구하고 물량 공세를 통해 경쟁자들의 추격 의지를 초기에 꺾으려는 전략으로 풀이한다. 구체적으로 매각을 완료하고 재기를 꾀하는 일본 도시바메모리나 내년 하반기 양산을 시작하는 중국 업체들을 겨냥한 것이다.

주대영 산업연구원 명예 연구위원은 “삼성전자는 2000년대 D램 ‘치킨게임’에서 승리한 노하우가 있다”며 “삼성의 선제 투자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D램 가격이 떨어지겠지만, 후발 주자들의 충격이 더 커 장기적으로는 삼성에 이익이 될 것이라는 계산”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의 이유가 단순히 ‘경쟁사 추격 뿌리치기’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 공정을 미세화하는 것도 한계에 도달해 점점 더 단위 생산당 투자액이 늘어나고 있다. 과거 300여개 공정으로 완제품을 만들었다면 지금은 500개 이상 공정을 거쳐야 해 그만큼 투자액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1위를 지키기 위해선 앞으로도 끊임없이 막대한 투자를 이어져야 한다는 의미다.

총수 부재 상황에서 지난해 9조6,000억원을 투입해 미국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한 것 같은 대규모 인수합병(M&A)이 중단되면서, 상대적으로 반도체 투자 규모가 두드러져 보일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래 잘하던 분야 이외 새로운 영역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위험신호일 수 있다”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지난 7월 가동에 들어간 삼성전자 평택반도체 공장 1라인 전경.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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