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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군부 누르고 黨국가 체제 정상화… 아버지 시대와 결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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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군부 누르고 黨국가 체제 정상화… 아버지 시대와 결별

입력
2016.07.0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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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이 만든 국방위 없애고

내각총리, 대남, 외교라인 포함

국무위로 개편해 국정운영 총괄

黨 기능 회복시켜 선대와 차별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29일 평양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4차 회의에서 국무위원장에 추대됐다고 북한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29일 평양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4차 회의에서 국무위원장에 추대됐다고 북한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29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국무위원장에 추대함으로써 군부를 약화시키고 국가 운영 시스템 정상화에 나선 것은 선대와의 차별화 의지로 풀이된다. 정부 관계자는 30일 “북한의 이번 최고인민회의를 요약하면 한마디로 김정은 시대 권력구조의 완성”이라며 “당에 이어 국가기구에서도 김정은식 권력구조를 형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번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대관식’을 마친 김정은 체제는 과거 김일성 김정일 체제와는 어떻게 다를까.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군의 약화’가 꼽힌다. 선군정치 구현을 기치로 한 김정일 시대의 권력 중심 국방위원회가 국무위원회로 개편된 것이 이를 상징한다. 국방위의 개편, 혹은 국무위 신설로 표현되지만 그 인적 구성을 보면 사실상 국방위 해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무위에는 과거 국방위에 들어가지 않았던 박봉주 내각 총리, 최룡해 근로단체 담당ㆍ김기남 선전선동 담당ㆍ김영철 대남 담당ㆍ리수용 국제 담당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 등이 포함돼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사실상 국방위원회를 해체하고 김일성 시대의 중앙인민위원회와 비슷한 국가최고기관을 만든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 정권에서 안보 중심의 국방위가 더 이상 최고 권력기구가 아니며, 군부의 중요성 역시 지속적으로 약화하는 현상을 반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위원장이 군 뿐만 아니라, 경제와 청년정책, 선전선동과 대남정책, 대외정책까지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다만, 권력집중 측면에선 김일성 김정일 체제와 별 차이가 없는 셈이다.

비정상화된 북한의 당 국가 체제를 ‘정상화’시키려 한 점도 김정은 시대의 변화된 특징이다. 전 분야를 망라하는 국무위를 설치해 종합적인 정책결정 기관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당 정무국의 지도 하에 국무위가 정책을 수립토록 하는 등 일련의 국가 운영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것이다. 이전 김정일 시대에는 당의 기능이 거의 작동하지 않았고, 안보 중심의 국방위를 중심으로 체제가 운영된 측면이 강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당 국가 체제 틀에서 보면, 김정은 시대는 당이 정상화 하면서 국방위를 대체하는 국무위가 국방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를 관장하게 됐다”며 “이는 대단한 변화”라고 말했다. 내각에 경제를 맡기고, 최룡해, 박봉주, 황병서에 각각 당ㆍ정ㆍ군의 문제를 일임, 역할 분담에 의한 책임정치를 구현 한 것도 북한 체제의 정상화 의지로 평가된다.

김일성 김정일 시대와의 ‘차별화’를 시도한 것도 새로 완성된 김정은 체제를 규정짓는 주요 키워드다. 김 위원장이 과거 중앙인민위원회와 유사한 기구를 설치하면서도 그 이름을 새로운 ‘국무위원회’로 명명한 것이 그런 맥락이다. 선대와의 차별화를 통해 자신만의 색깔을 내고, 이를 바탕으로 인민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양 교수는 “새로운 당 조직, 새로운 국가기구 출범을 통해 자기 시대의 개막을 알리고 명실상부한 지도자로 등극, 유일 영도체제에 한 걸음 다가서려는 조치”라고 말했다.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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