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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너 김우경 “한국인 성악가로 사명감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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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너 김우경 “한국인 성악가로 사명감이 있어요”

입력
2017.08.2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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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국립오페라단의 '동백꽃아가씨'에서 주역 알프레도로 출연하는 테너 김우경은 "한국적인 것과 클래식 대중화에 대한 사명감이 있다"고 말했다. 국립오페라단 제공
26일 국립오페라단의 '동백꽃아가씨'에서 주역 알프레도로 출연하는 테너 김우경은 "한국적인 것과 클래식 대중화에 대한 사명감이 있다"고 말했다. 국립오페라단 제공

“어림 잡아 세 봤더니 70번 정도 한 거 같아요.”

한국인 최초로 2004년 플라시도 도밍고 국제콩쿠르에서 우승을 거머쥔 테너 김우경(40)이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에서 주역인 알프레도 역을 맡았던 횟수다. 2007년엔 세계적인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 사상 처음으로, 소프라노 홍혜경과 한국인 남녀 주역으로 이 오페라 무대에 섰다. 주로 해외무대에서 활동해온 그가 26일 국립오페라단 버전의 ‘라 트라비아타’에 다시 오른다. 한국인이자 성악가로서 사명감이 깃든 결정이었다.

‘라 트라비아타’는 전 세계에서 2,3번째로 많이 공연되는 오페라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대회 성공을 기원하는 국립오페라단의 이번 공연은 ‘한국형 야외 오페라’로 탈바꿈해 제목도 ‘동백꽃아가씨’로 붙였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국적 무대와 의상, 춤이 어우러진다.

소품 하나까지도 18세기 프랑스의 것으로 철저히 준비하는 해외 유수의 극장에서 이 역할을 맡았던 김우경은 “한국적이라는 콘셉트가 너무 좋아” 서울 올림픽공원의 야외무대를 선택했다. “한복을 입고 하는 오페라는 첫 시도인데 이 스토리에서 느끼는 감정은 한국 정서와 다를 게 없어서 이질적이지도 않아요.” 서양 오페라 무대를 휩쓸고 다니는 그는 ‘한국적인 것’에 대한 강한 사명감을 지니고 있다. 앞으로는 한국 소설이나 시를 모티프로 한 한국 창작오페라에도 자주 서고 싶단다.

국립오페라단 '동백꽃 아가씨'는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에 한국적인 색채를 입혔다. 주역 알프레도를 맡은 테너 김우경도 한복을 입고 무대에 오른다. 국립오페라단 제공
국립오페라단 '동백꽃 아가씨'는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에 한국적인 색채를 입혔다. 주역 알프레도를 맡은 테너 김우경도 한복을 입고 무대에 오른다. 국립오페라단 제공

그동안 한국에서 공연된 야외 오페라들은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우려가 나오는 것에 대해 김우경은 “관점을 바꿔서 봐야 한다”고 했다. “디테일하고 좋은 음향을 기대한다면 야외 오페라는 맞지 않아요. 하지만 이번 공연은 축제라는 관점에서 보면 좋겠어요. 더 많은 관객을 수용할 수 있고, 실내에서 볼 수 없는 무대세트와 조명 등 볼거리가 다양하죠.”

한양대 성악과 교수로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는 그는 지난해 학교 노천극장에서 ‘토스카’를 공연하며 야외 오페라를 처음으로 경험했다. 당시 열악한 무대였음에도 불구하고 야외 오페라의 매력을 느꼈다. 그는 이번 공연이 오페라 대중화에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성악과 클래식의 대중화에도 사명감이 있어요. 해외에서도 오페라 공연은 매진되지 않지만 뮤지컬은 매진되거든요. 뉴욕 메트오페라는 6,7월이면 센트럴파크에서 콘서트 형식의 공연을 무료로 엽니다. 오페라도 이렇게 즐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성악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싶은 그는 올해 하반기 음악케이블채널 Mnet의 프로그램에 출연한다. 클래식 대중화를 위해 그는 자신의 본업인 ‘성악’을 더 잘 해야 한다는 신념을 지녔다. 10월 독일 뮌헨국립극장 무대에 올라 오페라 ‘카르멘’의 돈 호세 역할 데뷔식을 치른다. “연고도 없는 동양인을 뮌헨극장에서 프랑스어 오페라에 캐스팅했다는 점은 제게 숙제이기도 하지만 자랑스러운 일이죠. 저속하거나 우습지 않게 클래식을 더 알리고 싶어요.”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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