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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현대차-모비스 합병하라” 현대차 구조개편안에 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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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현대차-모비스 합병하라” 현대차 구조개편안에 반기

입력
2018.04.23 22:2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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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소각ㆍ순익 50% 배당 요구

“주가 띄우기 본격적으로 나선 듯”

폴 싱어 엘리엇 회장. 플리커
폴 싱어 엘리엇 회장. 플리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간여할 의사를 내비쳤던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엘리엇)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합병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4일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지분을 10억달러(약 1조500억원) 이상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뒤 20여일 만에 구체적인 요구안을 밝힌 것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엘리엇 산하 투자자문사인 엘리엇 어드바이저 홍콩은 이날 ‘현대차 가속화(Accelerate Hyundai) 제안서 및 이사진에게 보내는 서신’을 공개했다. 엘리엇 측은 앞서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합리적 경영상 이유와 소액주주에게 돌아갈 이익이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는 것만으로는 기업경영구조를 개선하기에 부족하다”며 ▦지배구조 ▦대차대조표(재무구조) ▦주주환원 ▦이사회 및 경영구조 등 네 가지 항목의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엘리엇은 지배구조 측면에서 현대모비스와 현대차의 합병을 제안하면서 “지주사를 경쟁력 있는 글로벌 완성차 제조업체(OEM)으로 재탄생 시킴으로써 현재의 복잡한 지분구조를 효율적으로 간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를 분할합병한 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아들 정의선 부회장이 계열사의 현대모비스 지분(23.3%)를 사들여 계열사 간 순환출자 고리를 끊겠다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과는 배치된다. 엘리엇은 현대차 개편안에 대해 “수익성 높은 사업부문(현대모비스)을 불명확한 평가방식에 의해 분할한 후 물류회사(현대글로비스)에 합병하는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주주들에게 상당한 세금 부담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엘리엇은 재무구조와 관련해 “주주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현대모비스와 현대차의 대차대조표상 과다한 잉여금을 줄이고 모든 자사주를 소각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주식 적정가치도 재검토하고 자산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주주 환원을 위해 배당 지급률을 순이익 기준 40~50%로 개선하라는 요구도 내놨다. 경영구조와 관련해선 다국적 회사 경험이 풍부한 사외이사 3명을 추가 선임할 것도 제안했다. 엘리엇 관계자는 “현대모비스와 현대차, 기아차의 비상임이사는 학계와 법조계, 정부 관료 출신이라 해외 경영 경험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주주자본주의’를 추구하는 엘리엇이 자신들이 보유한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주가 띄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엘리엇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하고 나섰을 때도 자체적으로 마련한 제시안을 공개하며 여론전을 펴는 한편으로 과도한 배당을 요구하기도 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제안 중 현대차가 받아들일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극명히 갈리기 때문에 현대차 입장에서는 절충안을 마련하려 할 것”이라며 “엘리엇은 현대차 주주로서 더 큰 수익을 얻기 위한 요구를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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