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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키운 8할은] 재일한국인 최초 도쿄대 정교수 오른 강상중

입력
2017.12.16 04:4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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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한국인 1세의 운명과 가난을 묵묵히 다 살아내었던 강상중 교수의 아버지. 빛 바랜 사진 속 뒷줄 맨 왼쪽이 아버지다. 강상중 교수 제공
재일한국인 1세의 운명과 가난을 묵묵히 다 살아내었던 강상중 교수의 아버지. 빛 바랜 사진 속 뒷줄 맨 왼쪽이 아버지다. 강상중 교수 제공

일본에서 강상중 교수는 60이 넘은 나이에도 멋진 정장 ‘핏’을 자랑하는, 박학다식과 논리적 말솜씨를 갖춘 명사로 꼽힌다. 그러나 그는 1950년 폐품수집상의 아들로 일본에서 태어났다. 와세다대학에서 정치학을, 독일 뉘른베르크대학에서 정치사상사를 공부했다. 재일한국인 2세로 정체성 혼란을 겪던 그는 1972년 한국을 처음 다녀온 뒤 ‘나가노 데쓰오’란 이름을 버리고 ‘강상중’이란 본명을 되찾았다. 이후 재일 한국인 최초 도쿄대학 정교수가 되면서 화제에 올랐고 퇴임 뒤 세이가쿠인대 총장, 구마모토현립극장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국내에서 강 교수의 책은 10여권이 번역, 소개됐다. 학자로서 그의 학문적 지향점 잘 보여주는 책으론 한일 양국 극우의 뿌리가 일제 당시 만주국에 한데 얽혀 있다는, 우리 정치권에서도 박근혜 정부 당시 ‘귀태(鬼胎)’ 논란으로 널리 알려진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책과함께)가 꼽힌다. 하지만 강상중이란 이름을 대중적으로 널리 알린 책은 일본 작가 나쓰메 소세키, 독일 학자 막스 베버 얘기를 통해 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통찰을 안겨줬던 ‘고민하는 힘’(사계절)이었다. ‘살아야 하는 이유’(사계절)에서 동일본 대지진 당시 아들을 잃은 가슴 아픈 개인사를 풀어냈던 강 교수는,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사계절)에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비교적 자세히 풀어놨다. 일 공영방송 NHK의 의뢰를 받고 진행한 TV강연을 묶어낸 이 책에서 강상중은 자신의 성장과정을 들려주면서 다소 늦고, 헤매고, 때론 앞길이 보이지 않을 지라도 스스로를 너무 몰아세우지 말고, 자신만의 사명이 무엇일까 진지하게 고민할 것을 권한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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