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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해철 “이재명보다 부족한 인지도, 정책선거로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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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해철 “이재명보다 부족한 인지도, 정책선거로 극복”

입력
2018.03.29 04:4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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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교통카드 등 체감형 공약

도민에 홍보 땐 지지율 오를 것

정권교체 이룬 ‘3철’에 자부심

20년간 못 이긴 경기지사 자리

되찾는 것이 진정한 정권교체

결선투표 룰, 黨 결정에 승복

본선 불확실성 제거하기 위해

‘미투’ 등 철저한 검증 필요

6ㆍ13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도전하는 민주당 전해철 의원이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갖고 출마의 변을 밝히고 있다. 배우한 기자
6ㆍ13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도전하는 민주당 전해철 의원이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갖고 출마의 변을 밝히고 있다. 배우한 기자

사이다 같은 청량감은 없었다. 하지만 이야기를 나눌수록 뚝배기된장 같은 진국이 우러났다. 입맛을 홀리기보다 행동과 성과로 평가 받겠다는 진중한 승부사의 기질이 엿보였다. 6ㆍ13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에 출마한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선거가 다가올수록 주민들이 저를 알게 되면 지지율이 충분히 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내심 후발주자의 조급함을 기대했건만, 전 의원은 “정책 실천능력과 안정감이 가장 큰 강점”이라며 “무리한 이슈 파이팅이 아닌 체감형 공약으로 도민들의 마음속을 파고들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지난 20년간 승리하지 못한 경기지사 자리를 되찾는 것이 진정한 정권교체”라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치열한 경선을 통해 우리 당 후보에 대한 본선에서의 불확실성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내 경쟁자인 이재명 전 성남시장과의 지지율 격차가 큰데.

“경기도가 굉장히 넓다. 도민이 1,300만이다. 인지도가 바로 지지율로 연결된다. 그래서 지지율이 낮은 것이 사실이다. 당이나 국회와 달리 도민들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 하지만 경선이 시작되면 그 사람을 몰라서 찍지 않는 경우는 없다. 인지도 대비 지지율로는 결코 상대 후보에 뒤쳐지지 않는다. 다행히 3월 들어 10% 중반대로 상승하는 고무적인 추세다. 남경필 현 지사와의 양자대결에서도 격차를 벌리고 있다. 당원들이 상대적으로 저를 많이 알고 있다. 지난 10일 북 콘서트에 현직 도의원 80~90%가 왔다. 저를 공개 지지한 셈이다. 시민들에게 퍼져서 본격적인 시점이 되면 격차가 상당히 극복될 것이다. ‘저게 누구지?’ 하고 시선을 돌릴 때 저를 알리는 것, 그게 바로 포인트다.”

_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데, 특단의 홍보 대책이라도 있나.

“쇼킹한 공약을 발표하는 충격요법보다 경기도에서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심화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의 성공은 결국 정책이 성공하는 것이다. 페이스북을 통해 9개의 정책시리즈를 발표했다. 지역민들이 ‘정책선거를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실 것이다. 정부여당과 보조를 맞춰 함께 갈 때 정책을 현실화할 수 있다. 특히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상에서 저를 언급하는 횟수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연관 검색어도 안정감, 신뢰 등 호감성 단어가 대부분이다. 굉장히 긍정적인 신호다.”

한 달 전만 해도 하루 기준 페이스북 언급 횟수가 전 의원은 100건, 이 전 시장은 1만건으로 비교가 안 됐다. 하지만 지난주 들어 전 의원은 1만8,000건으로 크게 증가한 반면, 이 전 시장은 여전히 1만건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게 캠프 분석이다. 문재인, 참여정부, 안정감, 3철, 호빵맨, 귀여움 등이 전 의원의 연상 단어다.

_전해철은 어떤 사람인가.

“노무현, 문재인 두 분의 대통령을 모시고 지냈던 생활을 빼고는 얘기하기 어렵다. 주어진 자리에서 정말 최선을 다해서 일했다. 인생 좌우명이기도 하다. 43세에 청와대 민정수석이 돼 참여정부의 성공을 위해 일했고, 이후 정치에 입문해 최선을 다했다. 초선이던 19대 국회 당시 당내에서 특위 활동을 가장 많이 했다. 일에 성과를 내려고 노력했고, 주위에서도 일을 실천하는 능력이 있다고 평가해줬다. 도민들이 판단해주실 것이라고 믿는다.”

_목포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는 마산에서 다녔는데.

“고등학교 진학할 때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 마산에 계신 형님에게 위탁했다. 그곳에서 어렸을 때부터 지역감정이라는 것을 느꼈다. 학교에서 호남 출신 한두 명의 말투와 억양을 생소하게 보는 건 괜찮은데, 호남사람은 어떻다면서 선입견을 갖고 보더라. 온몸을 던져 지역감정 해소에 앞장섰던 분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3년 8개월간 민정수석을 하면서 인사추천이나 검증 때 지역차별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 지역감정을 불합리하다고 느낀 어릴 적 경험이 결과적으로 도움이 됐다.”

_왜 경기지사가 되고 싶나.

“경기도에 필요한 정책이 없다. 특히 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정책이 없다. 도지사를 지낸 분들이 도정보다는 정치적 행보를 위해 자리에서 물러나곤 했다. 우리 당이 마지막으로 승리한 게 20년 전이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가장 큰 광역자치단체인 경기도에서 이겨야 한다. 지난 대선에서 경기도 8대 공약을 완성하는 데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이걸 누가 추진해야 할지 고민해왔다.”

_어떤 정책으로 승부할 건가.

“경기도의 심각한 문제는 교통이다. 대책으로 ‘수도권 광역교통청’과 ‘링 철도’를 만들겠다. 수도권에 2,000만명이 살고, 경기도에서 서울로 200만명이 출퇴근한다. 따라서 서울, 경기, 인천을 아우르는 광역 단위 종합 교통계획이 필요하다. 환승센터 설치, 환승요금 정산, 알뜰교통카드 도입을 추진하겠다. 철도의 경우 서울 중심으로 남북에 주로 뻗어있는데, 경기도의 넓은 동서지역을 포괄해 링 모양으로 확대하겠다. 중앙정부와 문제를 풀려면 전해철이 적임자다.”

_경기 북부지역 분도(分道)를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그냥 분도가 아니라, ‘평화통일특별도’다. 경기 북부는 수도권 규제에 더해 군사시설보호, 개발보호구역, 그린벨트 등 제한이 많다. 규제를 완화하고 특구를 만들고 재정지원을 늘리겠다. 지사 임기 중에 반드시 투표로 도민들의 뜻을 물어 종지부를 찍겠다.”

_출마자의 ‘미투(#MeToo)’ 검증을 왜 제안했나.

“경선을 치열하게 치러야 한다. 지난 대선 때도 그랬다. 미투 운동은 피해 사실 자체도 중요하지만, 권력이나 힘에 의한 구조적 문제를 깨부순 의미가 더 크다. 경선 과정에서 우리 후보들이 동참해서 본선에서 혹시 모를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것이 필요하다. 함께 출마한 양기대 전 광명시장이 먼저 제안해 철저하게 검증하자고 동의했다. 시민들이 판단하는 절차다. 당연히 승낙해야 하지 않겠나.”

_결선투표 도입을 주장하는데.

“당초 경선 선거인단을 주장했다. 지난 대선 때 해봤다. 일반 시민이 아니라 경선 참여 희망자에게 투표권을 줘서 후보를 결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도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래서 당의 의견에 따르겠다고 했다. 결선투표도 마찬가지다. 서울과 경기에서 후보들이 요구하고,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는 데 필요하기 때문에 동의했다. 하지만 당의 어떤 결정이든 승복하겠다. 경선 룰에 시비를 걸 요량이면 내게 더 유리하고 강하게 주장했던 경선 선거인단을 고집했을 것이다.”

_‘전해철’보다 ‘3철’이라는 표현이 더 익숙하다.

“3철은 나쁜 프레임이다. 내가 하면 늘 친노ㆍ친문의 핵심, 혹은 비선실세다. 3철은 제 자신은 물론 함께하는 사람들을 공격하는 배제의 논리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굉장한 자부심을 느낀다. 우리 세 사람이 참여정부 성공을 위해서 노력했고, 누구보다 가까이서 문재인 대통령을 보좌해 정권을 교체했고, 그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잘못한 것은 없다. 그러면서도 ‘측근 실세’ 프레임으로 공격 당할 때는 실제로 물러났다.”

_3철 프레임은 지금도 장점인가.

“다만 3철이 유명한 것에 비해 전해철이 조금 못 미쳐 아쉽다. 지역에 인사하러 갔을 때 어떤 분이 ‘정부여당에는 실세가 3철이라는데 전해철 의원은 그분들과 친한가요’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그래서 ‘제가 3철입니다’라고 답하며 웃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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