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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엔 “BMW 주차 금지”… 도로에서 만나면 차선 바꾸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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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엔 “BMW 주차 금지”… 도로에서 만나면 차선 바꾸기도

입력
2018.08.05 20:00
수정
2018.08.05 23:1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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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주들 “잠재적 폭탄 취급” 하소연 

최근 잇따른 화재로 인해 ‘BMW’차량을 기피하는 곳이 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잇따른 화재로 인해 ‘BMW’차량을 기피하는 곳이 늘고 있다. 연합뉴스

“이곳은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BMW520d를 세워두는 곳입니다.”

직장인 최모(43)씨는 최근 서울 강남의 한 대형병원 지상주차장에 주차하려다 주차요원으로부터 이런 안내를 받았다. 만약의 경우(화재)를 대비해 BMW가 없는 지하주차장에 차를 대라는 것. 이곳뿐만이 아니다. 최근 BMW 차량의 잇따른 화재 사고로 ‘BMW금지’ ‘BMW 분리주차’를 내건 곳이 늘고 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한 5층짜리 빌딩의 지하 주차장에는 아예 ‘방문자 BMW승용차는 절대 주차하실 수 없습니다’라는 경고문이 최근 붙었다. 건물 관리업체는 “기계식 주차장이라 차 한 대에 불이 나면 다른 차들까지 불이 옮겨 붙을 수 있고, 자칫하면 건물 전체로 화재가 번질 수도 있어 BMW는 받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종로, 잠실, 영등포 등 차량 이동이 많은 곳에서도 이런 안내문을 붙인 건물들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일반 차량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아예 도로나 거리에서 BMW 차량을 만나면 피해가는 ‘BMW포비아’도 확산되고 있다. 강남 일대 병원에서 제약 영업을 한다는 윤모(29)씨는 “하루 4시간 이상을 도로 위에서 보내는데, 요새는 BMW 차량이 보이면 ‘520d’모델인지 확인부터 한다”며 “만일 520d 차량일 경우 절대 뒤에는 붙지 않고 아예 다른 차선으로 옮겨간다”고 전했다. 개인 택시를 모는 장모(50)씨 역시 “강남에는 외제차나 BMW를 마주칠 때가 많은데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라도 피해가려고 한다”며 “다른 운전자들의 우려를 생각해서라도 해당 차량 운전자들은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운전을 자제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BMW 차주들은 엄연한 피해자인데 ‘잠재적 폭탄’ 취급을 당하니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BMW차주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화재사고가 발생한 520d모델도 아니고, 리콜 대상인 디젤이 아니라 가솔린 차량이라고 말했는데도 주차거부를 당하고 주유구까지 열어 확인당했다”거나 “아이들 픽업도 해야 하고 일상생활을 해야 하는데 당장 차를 렌트해서 다닐 수도 없지 않느냐”는 불편과 호소가 줄을 잇고 있다. “주위 시선 때문에 장거리 운전은 엄두도 못 내 휴가철에 차를 못 쓰고 있다”며 “거금을 들여 차를 사놓고 죄인 취급을 당하니 속상하고 답답하다”는 차주도 있었다.

올해 들어 주행 화재 신고가 접수된 BMW 차량은 총 32대에 달한다. BMW는 현재 리콜 대상으로 분류된 42개 차종, 10만 6,000대에 대한 안전진단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4일 전남 목포에서 이미 안전진단을 받은 BMW520d 차량에서도 불이 나면서 사고 불안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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