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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채용 때 성차별, 경영실태평가 통해 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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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채용 때 성차별, 경영실태평가 통해 시정”

입력
2018.04.05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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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정현백 여가부 장관과 면담

“하나ㆍ우리은행 채용비리에 충격”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오른쪽)이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김기식 금감원장을 만나 은행권 남녀 성차별 채용에 대한 후속 조치를 논의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오른쪽)이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김기식 금감원장을 만나 은행권 남녀 성차별 채용에 대한 후속 조치를 논의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하나은행, 국민은행 외에도 은행들이 직원을 채용할 때 남녀 차별을 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경영실태평가 때 이 문제를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올해 경영실태평가 대상 은행에 채용비리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돼 채용비리가 추가로 드러날지 관심이 집중된다.

김 원장은 5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관에서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과 면담한 자리에서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이날 면담은 여가부 요청으로 이뤄졌다. 금융사들이 직원을 채용할 때 여성을 차별하는 관행을 바로잡아달라는 취지에서다. 앞서 하나은행은 금감원 특별검사 결과 2013년 채용 때 남녀 채용 비율을 4대1로 정해놓고 여성에게 훨씬 높은 커트라인을 적용한 사실이 드러났고, 국민은행도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사실이 드러나 인사담당자가 구속됐다.

김 원장은 “취임 전 하나은행 검사 결과를 보고 받았을 때 하나은행이 애당초 남녀 채용 비율을 정해놓고 여성 지원자들을 대거 서류전형에서 떨어뜨렸다는 사실이 가장 충격적이었다”며 “대한민국에서 여성 채용을 줄이려는 곳은 금융권 말고는 없을 것”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원장은 또 “최근 드러난 은행권 채용비리는 명백한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사항이지만 금감원이 그 자체로 징계할 수 있는 감독규정이 마땅치 않은 만큼, 앞으로 은행 경영실태평가를 할 때 성차별 요소가 없는지 살피고 제도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전 은행을 상대로 채용비리 검사에 나서기란 물리적으로 어려운 만큼 2년마다 돌아오는 경영실태평가를 통해 은행 전반의 채용절차를 재점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올해 평가 대상에는 최근 채용비리에 연루된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번 채용비리 검사는 특정 연도에 대해 실시한 부분검사였다면, 이번 경영실태평가는 종합검사 격이어서 채용절차 전반은 물론이고 성차별에 따른 위법 사항 여부를 더 잘 따질 수 있을 것”이라며 “평가 이외에도 관련 제보가 들어오면 별도로 검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여가부 장관이 주요 현안을 두고 주무부처이자 금감원 상급기관인 금융위원회가 아닌 금감원을 찾은 것을 두고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당장 금융권에선 김 원장이 현 정권 실세인 만큼 여가부가 금융위보다는 금감원에 문제 제기를 하는 편이 현안 해결에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가부 장관의 금감원 방문도 이번이 처음이다. 김 원장이 “국회의원이 된 첫해 금융위를 상대로 한 질의에서 여성 과장이 없다는 사실을 처음 지적했을 정도로 젠더 문제에 관심이 많다”고 하자 정 장관은 “나도 잘 알고 있다”고 화답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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