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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우지엘 갈(9월 7일)

입력
2017.09.0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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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지 기관단총을 개발한 우지엘 갈. guns.wikia.com
우지 기관단총을 개발한 우지엘 갈. guns.wikia.com

건국 초기 이스라엘 군은 이렇다 할 개인화기가 없었다. 주력 화기로 체코슬로바키아에서 48년 제작한 Cz25기관단총을 수입해 썼으나 공산국가여서 수입 및 부품 조달이 어려웠고, 이스라엘 군에는 잡다한 유럽 산 무기들이 혼재했다. 그 난관에 돌파구를 연 게 28세의 중위 우지엘 갈(Uziel Gal)이 51에 만든 9mm ‘우지(Uzi) 기관단총’이었다. 짧고, 한 손으로도 쏠 수 있을 만큼 가볍고, 제작 단가도 싸고, 무엇보다 먼지와 모래에도 잔 고장이 적어 사막지역 작전에 적합했다. 우지 기관단총은 56년 수에즈 전쟁을 비롯한 일련의 중동전쟁에서 진가를 발휘하면서 세기의 총으로 급부상했고, 수십억 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였다. 군 소속 장교인 갈이 번 돈은 사실상 없었다.

1925년 독일 바이마르에서 유대인 예술가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히틀러 집권 초기인 10세에 가족과 함께 영국으로 이주했고, 3년 뒤 영국 자치령이던 팔레스타인 북부 키부츠 야구르(Yagur)로 이주했다. 일가는 그 무렵 가족명(Glas)을 히브리 식의 갈(Gal)로 개명했다. 키부츠의 학교에서 10대 때부터 총기에 매료된 갈은 15세에 이미 화살을 날리는 자동총(활)을 개발했다고 한다. 청년시절 그는 팔레스타인 지구 비밀 군사조직 ‘하가나(Haganah)’ 조직원으로 활약했다. 43년 가방에 총기를 넣고 다니다 식민지 정부에 적발돼 7년 형을 선고 받았으나 46년 가석방됐고, 48년 독립전쟁에 참전했고, 49년 장교양성코스에 들어 이스라엘 군 장교가 됐다.

이스라엘제 첫 개인화기는 체임 카라(Chaim Kara) 소령이 개발한 ‘카라’였고, 우지는 두 번째였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51년 카라 12정과 우지 5정으로 사막지역에서 성능을 테스트했고, 우지가 압승했다. 우지가 공식적으로 보급된 것은 56년부터였다. 우지는 80년 미니 우지, 86년 피스톨 크기의 마이크로 우지로 진화하면서, 서방 비밀특수부대원과 경호요원, 마피아 등 갱과 할리우드가 애용하는 개인화기가 됐다. 명중률 등이 개선된 MP5 등이 등장하면서 우지의 인기는 이제 예전 같지 않다.

우지엘 갈은 75년 퇴역해 이듬해 뇌 질환을 앓던 딸 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이주했다. 그는 말년까지 총기 디자이너로 일하다 2002년 9월 7일 별세했다. 시신은 야구르에 묻혔다.

최윤필 기자

2002년 9월 7일 별세했다. 향년 78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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