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권 아산정책연구원 중국연구센터장
전반적으로 기대 이상의 정상회담이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선 그간 6자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에 대한 중국과 한미일 사이의 이견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큰 틀에선 중국이 원하는 한반도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세부적으로 당사국들 사이의 존중ㆍ조율을 강조한 것은 지난해에 비해 분명 진전된 합의다. 결과적으로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우리가 전략적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본다.
시진핑 주석이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구상’에 대해 지지의사를 표명한 것 역시 의미가 크다. 그간 한중 양국은 한반도평화통일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지만 세부적인 접근방식에서는 일치된 의견을 갖고 있지 않았다. 그런데 북한이 알러지 반응을 보이는 상황에서도 중국이 우리의 통일방안에 대해 동의를 표한 것이다.
일본에 대한 경고의 수위가 다소 낮다는 지적이 있지만 냉정하게 따져보면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기본적으로 한중 양국은 일본의 최근 움직임에 대에 강한 우려를 갖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한미동맹을 외교의 근간으로 삼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중국이 이를 이해한 결과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중 두 나라가 공세적으로 일본을 비판할 경우 일본 내 극우정치권의 준동이라는 본질이 가려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이번 합의 수준은 적절했다.
정리=한창만 도쿄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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