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식 기자

등록 : 2017.08.11 04:40

[지역경제 르네상스] 자연과 어우러진 철로… 수도권 관광도시 기적 울린다

<13> 철도생태도시 의왕

등록 : 2017.08.11 04:40

레일바이크ㆍ순환열차 타고

왕송호수 한바퀴 자연 만끽

여름엔 홍련 등 연꽃 만발

경기 의왕시가 운행하는 호수순환열차가 왕송호수 인근 연꽃단지를 지나고 있다. 의왕시가 최근 잇따라 개발한 철도와 생태관광을 융합한 관광상품들이 지역경제에 적잖은 도움을 주고 있다. 의왕시 제공

경기 의왕시는 경기도에서 차지하는 면적(53.986㎢)이 0.5%에 불과한 작은 도시다. 그나마 땅의 84.6%인 45.687㎢가 개발제한구역(GB)이다. 학군이 우수한 과천ㆍ안양, 인구 120만명에 달하는 수원 등 이웃 도시에 눌려 자존심에 상처를 받아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 의왕시에는 활력이 돌고 있다. 외지인들의 발길이 늘고 상권도 살아나고 있다고 한다. 의왕역(여객정차역)과 오봉역(화물종착역), 100여년 역사를 지닌 한국교통대학교(국립철도대학) 등 철도인프라에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접목한 덕택이다.

대표적인 콘텐츠가 수도권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 잡은 레일바이크다. 지난해 4월 20일 개장한 레일바이크는 전국 최초로 호수를 순환한다. 폐 철로를 활용한 전국 20여 개 레일바이크와 차별화된다.

의왕시는 백로ㆍ청둥오리 등 철새와 호수변의 습지를 가깝게 볼 수 있도록 왕송호수 둘레(4.3㎞)에 단선 레일을 새로 깔았다. 레일바이크는 너비 1.4m, 길이 2.7m(성인 4명 탑승)로 100대가 하루 6회 운행 되고 있다. 1회 운행 시간은 1시간~1시간30분으로, 이용요금은 1대당 3만2,000원이다. 48인승 호수순환열차도 주말과 휴일 각 5회, 평일 9회 별도 운행된다. 1인당 8,000원 안팎을 내면 호수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 의왕시는 노선 중간마다 꽃터널, 피크닉장, 스피드존, 분수터널, 이벤트존, 전망대 등을 배치해 탑승객의 재미를 더했다. 또 왕송호수 주변에 3억5,000여만원을 투입, 연꽃단지(3만5,000㎡)를 만들어 관광객이 레일바이크 산책로를 따라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여름이면 홍련, 백련, 식용연, 열대수련 20종, 내한성수련 10종, 빅토리아, 호주수련 등이 봉오리를 피워 장관을 연출한다.

철도라는 전통적인 도시 이미지에다 요즘 뜨는 생태관광을 융합한 참신한 시도는 초기부터 ‘대박’을 쳤다.

10일 의왕시에 따르면 지난 7일 현재 레일바이크의 누적 관광객은 32만2,299명. 특히 외국인 관광객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한해 2,748명이었던 외국인 관광객은 올 상반기에만 이미 3,363명이 찾아 이미 1년 치를 경신했다.

세외수입도 짭짤했다. 민간에 위탁운영을 맡긴 시는 지난해 공유재산 사용료 5억6,000만원을 포함 모두 7억여원의 수익을 올렸다. 시는 올해 30만명, 내년 40만명, 2019년 49만명 등 매년 관광객이 10만 이상씩 증가해 10년이 지나면 시설투자비도 전액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승차 수익도 2023년이면 1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주변 상권도 살아났다고 한다. 왕송호수 반경 1.5㎞ 이내 음식점ㆍ상가는 657곳에서 1,188곳으로 80%(531곳)나 늘었고, 금융기관ㆍ유통ㆍ문화시설 등도 46곳에서 134곳으로 급증했다. 레일바이크 개장 전부터 왕송호수 주변에서 고깃집을 운영해 온 김모(48ㆍ여)씨는 “하루 매출이 20,30% 늘었다”며 활짝 웃었다.

의왕시는 개장 초기부터 왕송호수 레일바이크가 명소로 자리 잡은 이유로 ▦수도권의 중심부에 입지한 접근성 ▦우수한 자연경관 ▦호수변 생태습지와 연꽃단지, 자연학습공원, 조류생태과학관, 철도박물관 등 풍부한 인프라를 꼽았다. 김성제 의왕시장은 “페달을 밟는 재미에다, 호수를 돌며 정취를 만끽하게 하겠다는 전략이 먹혔다”고 했다.

레일바이크로 매력적인 생태휴양도시의 면모를 갖추고 있는 의왕시는 시 전체를 ‘테마파크화’ 하는 구상도 하고 있다. 청계산과 모락산, 백운산, 왕송호수, 백운호수 등 지척의 자연환경을 놀이ㆍ체험시설 등과 함께 손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시는 이미 지난 5월 레일바이크 매표소 광장에 7억원을 투자해 ‘음악분수’를 만들었다. 왕송호수의 야경과 어우러지는 화려한 분수쇼가 매일 밤 관광객을 기다린다. 뜨거운 태양이 이글거리는 한낮에는 아이들 물놀이 공간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내년 3월쯤에는 왕송호수 옆에 하강 레포츠 시설 ‘짚라인’도 개장한다. 시는 왕송호수 옆 자연학습공원(5만7,724㎡)에 27억 원을 들여 올 연말까지 짚라인을 설치한다. 40m높이 주탑에서 반대편 낮은 탑에 길이 320m 철사 줄을 연결해 도르래를 타고 빠른 속도로 미끄러져 내려가면서 스릴을 만끽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예상 이용료는 성인 1인당 2만원으로, 시는 매년 4만~6만 명의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봤다.

시는 자연학습공원 내 부지 1만1,335㎡에 87억여원을 투자해 캠핑장도 조성 중이다. 내년 3월 짚라인과 동시 개장하면 의왕은 체류형 관광지로 탈바꿈한다. 야영장에는 카라반 10면, 글램핑 15면, 일반 데크 15면 등 40면 규모의 야영장과 샤워장, 취사장 등이 들어선다. 캠프장 일대는 모락산을 비롯해 자연환경이 잘 보존돼 있어 최적의 힐링 장소가 될 것으로 시는 기대했다.

의왕시는 대규모 택지개발지구 ‘백운밸리’를 품은 백운호수 일대(64만2,000㎡)를 공원화하는 계획도 만들었다. 시는 이곳에 1,300여억원을 투자해 5만620㎡ 규모의 조경시설과 테마식물원ㆍ수생식물원 등 휴양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마리나시설(605㎡)과 주차장ㆍ전망대ㆍ상설무대(1만229㎡) 등 편익시설, 관리사무소(2천330㎡) 등 기반시설도 들어선다.

김성제 의왕시장은 “다양한 어트랙션(attraction) 시설의 복합화로 서울ㆍ수도권의 나들이 목적지로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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