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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투혼 이승훈 ‘맏형의 이름으로’… 골든데이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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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투혼 이승훈 ‘맏형의 이름으로’… 골든데이 이끌었다

입력
2017.02.2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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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男스피드스케이팅 기둥 이승훈

개막 열흘 앞두고 정강이 부상

관계자들 만류에도 출전 강행

5000m에서 자기 기록 깨며 金

#2

스키 크로스컨트리도 사상 첫 金

노르웨이-한국 혼혈 김마그너스

평창 앞두고 어머니 나라 선택

이승훈이 20일 일본 홋카이도 오히비로 오벌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에서 역주하고 있다. 오비히로=연합뉴스
이승훈이 20일 일본 홋카이도 오히비로 오벌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에서 역주하고 있다. 오비히로=연합뉴스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의 대들보 이승훈(29ㆍ대한항공)은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부상 탓에 출전 여부를 고심했다. 대회 개막을 열흘 가량 앞둔 지난 10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종목별 세계선수권 팀 추월에서 레이스 도중 넘어져 오른쪽 정강이를 8바늘 꿰맸다.

뼈나 근육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부상 정도가 커질 것을 우려해, 2018 평창 올림픽 리허설 무대의 남은 일정을 미련 없이 포기했다. 아시안게임 출전도 자연스럽게 불투명해졌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스케이트를 타면 근육을 사용하기 때문에 베인 상처가 더 벌어질 수 있다”면서 “현역 생활 마지막 무대로 삼은 평창 올림픽에 모든 초점을 맞춘 만큼 아시안게임을 포기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미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그였기 때문에 사실 이번 대회 비중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이승훈은 대표팀 ‘맏형’의 이름으로 이를 악물었다. 부상을 참고 아시안게임 출전을 강행한 그는 “다쳤을 때 완전히 시즌을 접는 줄 알았는데 이틀 후 걸어보니까 생각보다 상태가 괜찮았다”며 “세계선수권에서 남았던 아쉬움을 아시안게임에서 모두 풀겠다”고 강조했다. 체력적 부담이 뒤따르는 1만m 출전에 대한 결정을 유보한 뒤 5,000m는 출전 의사를 내비친 이승훈은 “월드컵 대회때마다 5,000m에서 나보다 기록이 좋은 일본 선수가 한 명 이상 나왔다”며 승부욕을 불태웠다.

이승훈. 대한체육회 제공
이승훈. 대한체육회 제공

이승훈이 부상을 잊은 투혼의 역주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승훈은 20일 일본 홋카이도 오비히로 오벌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첫날 5,000m에서 6분24초32로 가장 빨리 결승선을 통과했다. 2011년 1월 자신이 세운 아시아기록(6분25초56)을 6년 만에 갈아치우며 스피드스케이팅의 첫 금빛 낭보를 전했다. 은메달과 동메달은 홈코트의 츠시야 료스케(6분29초67)와 이치노세 세이타로(6분31초84)가 각각 차지했다.

이승훈은 22일 팀추월과 23일 매스스타트에서 대회 3관왕에 도전한다.

김 마그너스가 20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의 시라하타야마 오픈 스타디움에서 열린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스키 남자 크로스컨트리 1.4㎞ 개인 스프린트 클래식 결선에서 3분11초40으로 우승한 후 태극기를 든 채 목에 건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대한스키협회 제공
김 마그너스가 20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의 시라하타야마 오픈 스타디움에서 열린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스키 남자 크로스컨트리 1.4㎞ 개인 스프린트 클래식 결선에서 3분11초40으로 우승한 후 태극기를 든 채 목에 건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대한스키협회 제공

노르웨이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크로스컨트리의 김마그너스(19)는 한국 남자 스키 크로스컨트리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했다. 김마그너스는 삿포로 시라하타야마 오픈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크로스컨트리 1.4㎞ 개인 스프린트 클래식 결선에서 3분11초40으로 1위에 올랐다. 2위 쑨칭하이(중국)와 100분의 1초 차도 나지 않는 간발의 승부였다. 1998년 부산에서 태어난 김마그너스는 2003년 노르웨이로 건너갔지만 방학마다 부산을 찾았다. 그는 실제 부산 사투리 억양이 섞인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스키 강국 노르웨이에서 취미로 크로스컨트리를 즐기다가 빼어난 기량으로 노르웨이 유망주까지 꼽혔지만 김마그너스는 평창 올림픽을 바라보며 어머니의 나라를 선택했다.

지난해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에서 열린 동계유스올림픽 2관왕에 오른 김마그너스는 올해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며 평창 올림픽 전망을 밝혔다. 그는 “이번 시즌 잘 풀리지 않는 한 해였는데 이번 우승으로 다 털어낸 것 같다”며 “평창 올림픽 입상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 되겠지만, 기적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지 않으냐”고 당차게 말했다.

한국 선수단의 메달 밭인 쇼트트랙에서는 첫날부터 금메달 2개를 싹쓸이하며 전 종목 석권을 향해 시동을 걸었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삿포로 마코마나이 실내링크에서 벌어진 남녀 1,500m 결승에서 박세영(24ㆍ화성시청)과 최민정(19ㆍ성남시청)이 금메달을 휩쓸었다.

먼저 열린 여자 1,500m 결승에서 최민정은 2분29초416만에 결승선을 통과해 심석희(2분29초569)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심석희가 은메달을, 중국의 궈이한(2분 30초 017)이 동메달을 가져갔다. 이어 열린 남자 1,500m 결승에서는 박세영이 2분34초056의 기록으로 1위로 들어왔다. 은메달은 중국의 우다징(2분34초265)이 차지했다. 이정수는 4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한티안뉴(중국)가 실격 처리되면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전날 스노보드 남자 대회전에서 정상에 오른 이상호는 이날 회전에서도 1,2차 시기 합계 1분16초09로 금메달을 따내, 대회 첫 2관왕에 올랐다.

한국 선수단은 이로써 대회 둘째 날 쇼트트랙에서 2개, 크로스컨트리와 스노보드,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각각 1개씩 금메달 5개를 추가해 총 6개째를 수확했다. 금메달 15개 이상으로 종합 2위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는 페이스다.

삿포로=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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