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조영빈 기자

등록 : 2018.01.04 17:15
수정 : 2018.01.04 23:20

남측의 전화 안 받고... ‘평양시’ 맞춰 30분 후 전화 건 북한

남측 제안엔 답 없이 '뜸 들이기'

등록 : 2018.01.04 17:15
수정 : 2018.01.04 23:20

판문점 연락 채널 이틀째 가동

北, “알려줄 내용 있으면 통보”

통일부, 北 대표 리선권 나올 땐

조명균 장관 ‘협상 파트너’ 방침

개성공단 가동 중단 이후 완전히 끊겼던 남북 연락채널이 1년11개월만에 복구된 3일 오후 경기 파주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연락사무소 '남북직통전화'를 통해 우리측 연락관이 북측과 통화를 위해 점검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판문점 연락 채널 복원 이틀째인 4일 남북 양측은 전날에 이어 소통을 이어갔으나 남측이 제안한 고위급 당국 회담에 대한 북측의 답신은 없었다.

남북 협상 정국에서 종종 나타나는 북한 특유의 뜸들이기 전술로 보인다.

이날 통일부에 따르면, 북측 판문점 연락관이 오전 9시 30분 먼저 전화를 걸어오며 전날에 이어 남북 간 통화가 이뤄졌다. 상호 회선 점검을 마친 뒤 남측 연락관이 “(회담 개최 문제와 관련) 알려줄 내용이 있느냐”고 묻자 북측 연락관은 “알려줄 내용이 있으면 통보하겠다”고 답한 뒤 통화를 종료했다. 이어 오후 4시 통화에서도 북측은 “알려줄 내용이 있으면 통보하겠다”고만 전해왔다.

북한은 1일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 발표 뒤 이틀 만에 판문점 채널을 복구하는 등 남북 간 대화 준비에 속전속결로 나섰다. 때문에 남측의 9일 고위급 당국회담 제의에도 되도록 신속하게 답신해올 것이란 기대가 앞섰으나 이날 무응답으로 일관하며 일단 한 템포 늦추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김정은 위원장 신년사 바로 다음날 남측도 고위급 회담을 제안한 만큼 이를 어느 선까지 받을지 북한 내부 검토가 이뤄지고 있을 것”이라며 “남측 제안을 단번에 받아들일 경우 남측에 끌려가는 모양새로 비치는 것도 피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측은 이날 판문점 채널의 통화 시간을 두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통일부에 따르면 남측 연락관은 판문점 연락채널 근무 개시 시간인 오전 9시 북측에 전화를 걸었다. 2016년 2월 판문점 채널 중단 전까지 남북은 오전 9시와 오후 4시 각각 업무 개시통화와 마감통화를 해왔다. 그러나 북측 연락관은 이날 오전 9시에 걸려온 남측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대신 30분 뒤 북측 연락관이 다시 남측에 전화를 걸어오며 개시 통화가 이뤄졌다. 북한은 2015년 8월부터 기존 남북한이 사용하던 시간보다 30분 늦은 ‘평양시’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날 30분간의 엇박자도 이 때문이다. 마감 통화 역시 남북이 따로였다. 남측은 관례대로 오후 4시 북측에 전화를 걸었고, 30분 뒤 북측이 다시 전화를 걸어와 “오늘 업무를 마감하자”며 판문점 채널 연락 업무를 종료했다고 한다.

통일부는 이날 북측에서 회담 대표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내세울 경우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카운터파트로 내세울 방침도 기정사실화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리선권 위원장과 조명균 장관이 협상 파트너가 될 수 있냐는 질문에 “관계부처 협의로 정해야 되는데 지금 상황에서 그렇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회담의 성격, 의제, 이런 것들을 봐서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대표단을 꾸려온 그간의 관례 등을 참고해 대표단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북한 대표단의 평창 올림픽 참가 문제와 별도로 정치적 문제를 논의하는 남북당국 간 회담이 열릴 경우 남측의 통일부와 북측의 조평통 중심으로 움직일 것이란 뜻으로 해석된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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