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Biztory]담배업계, 연매출 10억달러 돌파에도 웃지 못한 이유는?

알림

[Biztory]담배업계, 연매출 10억달러 돌파에도 웃지 못한 이유는?

입력
2017.02.13 19:22
0 0
담배업계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해외 수출 10억달러 돌파와 함께 수출 효자 품목을 길러내는 데 성공했지만 정작 국내에선 부정적인 여론으로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KT&G 신탄진 공장에서 해외로 수출될 담배가 선적되고 있다. KT&G 제공
담배업계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해외 수출 10억달러 돌파와 함께 수출 효자 품목을 길러내는 데 성공했지만 정작 국내에선 부정적인 여론으로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KT&G 신탄진 공장에서 해외로 수출될 담배가 선적되고 있다. KT&G 제공

효자 노릇만 10년이 넘었다. 덕분에 외부에선 긍정적인 이미지로 각인됐지만 정작 내부에선 부정적인 여론이 상당하다. 수출 전선의 첨병으로 서 있는 담배업계 얘기다.

수출 한류 중심으로 올라선 담배업계가 지난해 최대 실적을 가져왔지만 정부의 가격 인상 여파 등과 맞물려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13일 관세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담배 수출액은 전년대비 11.1% 늘어난 10억1,000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15년 기록했던 9억1,000만달러를 갈아치운 역대 최고치다. 우리나라 전체 농림축산식품 수출 품목 가운데 연매출 1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담배는 지난 2005년 이후, 11년 연속 농림축산식품 수출 품목 1위 기록을 이어가면서 확실한 수출 효자로 자리했다. 국내 담배 수출의 이런 성장세는 아랍에미리트와 일본 시장 등에서의 현지 맞춤형 전략이 주효하면서 가져온 결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런 성과와는 달리, 담배업계에 대한 국내 평가는 싸늘하다. 먼저 지난 2015년 국민 건강증진과 금연 효과 기대를 명분으로 관계당국에서 주도한 담뱃값 인상과 관련, 아직까지 정부와 함께 담배업계의 배만 불렸다는 비난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당시 담배업계는 담뱃값 인상 직전, 재고를 늘렸다가 값이 오른 다음 다시 내다 파는 편법으로 2,083억원(필립모리스 1,691억원, BAT 392억원)의 세금을 탈루한 사실이 감사원 조사 결과 드러났다. 국내 업체인 KT&G도 현재 이 부분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담뱃세 인상에 따른 시세 차익을 차단하기 위한 법적 근거 조항이 없었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담뱃값 인상이 무리하게 정부 방침대로 강행됐다고 하지만 이 틈을 활용해 차익 실현에 나섰던 담배업계의 불법적인 행태도 도마에 오른 셈이다. 담배업계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한 담배업체 관계자는 “수출 확대 등을 통해 지난해 담뱃세로 12조4,000억원까지 충당하면서 국가 경제에 기여했던 담배업계 공로가 결과적으로 이렇게 형성된 부정적인 여론과 함께 묻혀진 꼴이다”고 말했다.

부정적인 여론 확산과 더불어 금연구역까지 확대되면서 담배업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 담배가 진열돼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2017-02-13(한국일보)
부정적인 여론 확산과 더불어 금연구역까지 확대되면서 담배업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 담배가 진열돼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2017-02-13(한국일보)

흡연구역에 비해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금연구역 축소 흐름도 담배업계 입장에선 곤혹스런 부분이다. 국민건강을 내세워 전국 각지에서 강력하게 추진 중인 금연구역 축소 방침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내긴 어려운 형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전체 면적 605.26㎢(지난해 말 기준) 가운데 약 82.51㎢(14%)가 금연구역이다. 지난 2011년 금연구역이 19.19㎢(3.2%)였던 것을 감안하면 최근 5년 동안 4배 이상 늘었다. 측정 대상에선 빠졌지만 금연빌딩이나 아파트를 비롯한 주거복지시설이나 버스정류장 및 주변 10m 구역, 어린이집은 물론 학교 주변 50m 구역, 지하철역 출입구 주변 10m 구역, 가스충전소, 주유소 등까지 포함될 경우 서울시 전체 면적의 3분의 1 가량은 이미 금연구역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부터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시행 중인 담뱃갑 경고 그림 부착도 담배업계에선 달가울 리 없다. 현재 편의점 등 일부 담배 유통업계에선 진열대 등으로 담뱃갑 경고 그림을 가리면서 편법 판매도 진행하고 있지만 보건복지부는 이런 형태를 막기 위한 별도 법안 마련까지 추진하고 있다.

담배업계도 바빠졌다. 한 담배업체 관계자는 “국가대표 수출 기업으로서 해외시장 진출 확대를 통해 외화획득도 앞장서는 한편 국내서도 신규 고용창출, 잎담배 농가 지원, 다채로운 사회 및 문화공헌에 이바지 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bl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