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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의사 왓슨 도입 1년… 의료진과 암 치료법 56% 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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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의사 왓슨 도입 1년… 의료진과 암 치료법 56% 일치

입력
2017.12.05 18:0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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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사례, 최신 연구자료 등 훑어

7초 만에 ‘추천’ 치료법 제시

의견일치율 도입 전보다 7%P 올라

한국서 많은 위암은 낮아 한계

지난해 12월 5일 가천대 길병원 인공지능 암센터 내 다학제 진료실에서 ‘왓슨’을 활용한 첫 진료 장면. 대장암 환자 조태현(62)씨가 왓슨 치료방법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 제공
지난해 12월 5일 가천대 길병원 인공지능 암센터 내 다학제 진료실에서 ‘왓슨’을 활용한 첫 진료 장면. 대장암 환자 조태현(62)씨가 왓슨 치료방법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 제공

조태현(62)씨는 지난해 대장암 3기 진단을 받고 복강경수술을 받았다.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관건은 재발을 막기 위한 항암치료를 어떻게 진행하느냐는 것. 지난해 12월 5일, 조씨는 가천대길병원 인공지능(AI) 암센터에서 IBM의 암 치료용 AI 솔루션인 왓슨(Watson)에게서 진단을 받았다. 국내 최초였다. 의료진이 조씨의 조직검사, 유전자검사 등의 결과를 입력한 결과 왓슨은 폴폭스(FOLFOX) 케이폭스(CapeOX) 등 최신 항암제를 이용한 약물요법을 추천했다. 의료진의 생각과도 일치했다. 정확히 1년이 지난 5일 조씨는 재발 없이 추적 관찰을 이어 가고 있다.

국내에 ‘AI 의사’ 왓슨이 도입된 지 1년이 지났다. 가천대길병원을 시작으로 부산대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전남대병원 등 도입 병원도 7곳으로 늘었다. 과연 왓슨은 그동안 얼마나 자리를 잡았을까.

국내 최초로 왓슨을 도입한 가천대길병원은 5일 가천대 의과대학에서 ‘왓슨 도입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의 진료 성과 등을 공개했다. 지난 1년 동안 길병원에서 왓슨을 이용해 진단을 받은 환자는 총 557명이었다. 길병원이 이 중 대장암 환자 118명을 대상으로 분석을 한 결과 의료진이 생각한 치료법과 왓슨의 ‘강력 추천’으로 제시한 치료법의 일치율은 55.9%에 달했다. 왓슨 도입 이전(2009년 1월~2016년 12월) 병원에서 대장암 치료를 받은 656명 환자의 데이터를 사후적으로 왓슨에 입력한 결과 일치율은 48.9%에 불과했다. 왓슨 도입 후 7.0%포인트가 상승한 것이다.

왓슨은 환자 데이터를 입력하면 과거 임상사례를 비롯해 선진 의료기관의 자체 제작문헌과 290종의 의학저널, 200종의 교과서, 1,200만쪽에 다하는 전문자료를 바탕으로 ‘강력추천’ ‘추천’ ‘비추천’으로 나눠 치료방법을 7초 만에 제시한다. 병원 측에서는 왓슨과 의료진의 의견 일치율 향상은 왓슨 도입 후 의료진이 왓슨이 제공한 치료방법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진 결과라고 평가했다. 암종별로는 ‘강력추천’과 ‘추천’을 포함한 의견일치율이 대장암(결장암)이 78.8%로 가장 높았고, 직장암(77.8%) 위암(72.7%) 순이었다.

의료진과 왓슨의 의견일치율이 향상되고 있지만 미국 등 서양보다 환자가 많은 위암의 의견일치율이 낮은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왓슨이 서양환자, 논문 등을 근간으로 치료방법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위암처럼 한국에 특화된 암 치료에 한계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백정흠 인공지능암센터 추진팀장(대장항문외과 교수)은 “위암은 미국에서 10대 암에 포함되지 않는 암”이라며 “서구보다 한국, 일본, 중국 등 동남아시아에 환자가 많기 때문에 IMB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한국형 왓슨’ 현지화 작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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