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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퓰리처상 수상자, 알고보니 박봉에 언론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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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퓰리처상 수상자, 알고보니 박봉에 언론 떠나

입력
2015.04.22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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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패 고발한 지역신문 15년차 "신문사 월급으론 집세도 감당못해"

美 "기성 언론계의 안타까운 현실"

미국 캘리포니아 토런스에서 발행되는 지역 신문사인 데일리 브리즈의 롭 쿠즈니어(오른쪽) 전 기자가 20일 회사 편집국에서 동료 기자들과 '2015 퓰리처상 지역 부문' 수상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토런스=AP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 토런스에서 발행되는 지역 신문사인 데일리 브리즈의 롭 쿠즈니어(오른쪽) 전 기자가 20일 회사 편집국에서 동료 기자들과 '2015 퓰리처상 지역 부문' 수상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토런스=AP 연합뉴스

미국 언론계의 최고 영예로 여겨지는 퓰리처상 올해 수상자가 월세만 겨우 내는 박봉에 기자직을 그만둔 것으로 21일 전해졌다.

다수의 미국 기자들을 우울하게 만든 이 사연의 주인공은 캘리포니아주 토런스 지역에서 발행되는 소규모 지방지 ‘데일리 브리즈’(The Daily Breeze)의 15년차 기자 롭 쿠즈니어(39). 쿠즈니어는 전날 발표된 올해 퓰리처상 수상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들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지역보도 부문 수상 기사는 교육감에 주어진 과도한 금전 혜택과 이를 이용해 이익을 챙긴 사례를 고발한 쿠즈니어와 동료 레베카 키미치의 50건 이상 기획 보도였다. 이 기사들은 지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켜 결국 교육 관련법 개정까지 이끌어 냈다.

하지만 쿠즈니어는 기자 7명에 최대 발행 부수 6만3,000부 정도인 신문사에서 주는 월급으로는 살림이 어려워 최근 서던캘리포니아대학이 운영하는 공공재단 홍보책임자로 자리를 옮겼다. 쿠즈니어는 퓰리처상 발표 소식을 접한 뒤 “기자 그만둔 걸 지금은 다소 후회하지만 신문사 월급으로는 집세를 내는 것조차 힘이 들었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 소식을 전하며 “기성 언론계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뉴욕 컬럼비아 언론대학원 퓰리처상 선정위원회의 퓰리처상 발표에서는 역시 지역신문인 노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지역의 ‘더 포스트 앤드 쿠리어’(The Post and Courier)가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전국지와 경쟁해 공공서비스 부문에서 수상하는 기염도 토했다. 공공서비스 부문은 퓰리처상 여러 부문 가운데서도 특별히 영예로운 상으로 꼽힌다. 이 신문은 가정폭력에 따른 여성 피해를 다룬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Till Death Do Us Part)로 수상했다.

하지만 이 같은 보람에도 불구하고 쿠즈니어의 전직이 상징적으로 보여주듯 미국에서 신문기자는 급격하게 인기를 잃어가는 직종이다. 최근 미국 경제지 포천에 따르면 직업안내사이트 ‘커리어캐스트닷컴’은 2015년 최악의 직업으로 신문기자를 꼽았다. 2013년에도 최악의 직업으로 선정됐던 신문기자는 지난해 벌목꾼에게 1위를 내줬다가 2년 만에 다시 최악의 직업 타이틀을 탈환했다.

이 사이트는 “형편없는 직업 전망, 낮은 봉급, 해고 문제가 지난 수년간 신문 산업을 뒤덮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문기자 외에도 방송인이 5위, 사진기자가 6위에 각각 올라 언론 관련 직업만 3개가 최악의 직업 ‘톱10’에 들었다. 그 밖에 전망 없는 직업은 벌목꾼, 군인 요리사, 교도관, 택시기사, 소방관, 우체부 순이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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