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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세 나오미 감독 "작가주의 영화 많이 부족"

입력
2017.05.2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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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좋아하는 영화만 고집해서 보진 않는다”며 “다른 영화를 감상할 때 좋고 싫음 없이 열린 마음으로 보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좋아하는 영화만 고집해서 보진 않는다”며 “다른 영화를 감상할 때 좋고 싫음 없이 열린 마음으로 보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른 일본영화 ‘히카리’의 감독 가와세 나오미(48)는 20대부터 칸영화제가 가꾸고 키운 영화 재목이다. 1997년 첫 장편영화 ‘수자쿠’로 칸영화제에서 최우수 신진 감독에게 주는 황금카메라상을 최연소인 28세 때 받았고, 2007년에는 영화 ‘너를 보내는 숲’으로 2등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히카리’는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의 주요 후보 중 하나다.

일본어로 빛이라는 뜻의 제목을 지닌 ‘히카리’도 가와세 감독이 그동안 보여줬던 결핍된 인간들의 외로움을 잔잔하게 풀어냈다. 시력을 잃어가는 사진작가 나카모리(나가세 마사토시)와 시각장애인을 위한 영화 음성해설 작업을 하는 미사코(미사키 아야메)가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다.

25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만난 가와세 감독은 “이 영화는 대사가 많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배우들에게 아주 섬세하고 시각적으로 임팩트 있는 연기를 보여달라고 주문했다”며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가 음향이나 영상미를 극대화 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영화 ‘히카리’가 올해 제70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그는 5번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칸영화제 제공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영화 ‘히카리’가 올해 제70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그는 5번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칸영화제 제공

영화에선 사람보단 빛이 주인공이다. 산에서 내리쬐는 붉은 노을이나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한 줄기 햇빛 등 감독은 빛을 쫓는 데 여념이 없다. 시각장애인과 빛을 대비시키며 관객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요즘 세계적으로 작가주의 영화가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작가적 성향이 짙은 영화를 하고 싶어요. 우리는 혼란스러운 세상에 살고 있잖아요. 그런 상황 속에서 살아가는 한 인생을 표현해보고 싶었습니다.”

가와세 감독의 영화는 그의 유년시절 속 결핍과도 연결돼 있다. 일본 나라현에서 태어난 그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부모가 자신을 버리고 떠나는 아픔을 겪었다. 어린 시절의 상처와 외로움이 초기 작품인 다큐멘터리 ‘따뜻한 포옹’(1992)이나 ‘달팽이: 나의 할머니’에 투영됐다.

‘히카리’의 나카모리는 홀로 외롭게 살고, 미사코는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치매증상을 앓고 있는 어머니가 있다. 가와세 감독은 “’히카리’에도 내가 지금껏 경험했던 것들을 차분히 되살리면서 캐릭터를 꼼꼼하게 잡아갔다”며 “그것을 예술적으로 풀어내는 게 중요했다”고 했다.

가와세 감독은 다음 작품의 시나리오 작업도 이미 하고 있다. 그는 “사람들은 삶을 영위할 수 없거나 가족을 부양할 수 없는 상황에 닥치면 세상을 탓한다”며 “그런 상황일수록 우린 더 강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칸=글ㆍ사진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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