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강남 재건축 시장 ‘거래 실종’ vs 견본주택 ‘북적’

알림

강남 재건축 시장 ‘거래 실종’ vs 견본주택 ‘북적’

입력
2017.07.03 03:00
0 0

오늘부터 대출규제… 엇갈린 시장

지축 푸르지오 3일간 2만명 방문

계약금 20% 조건에도 수요자 몰려

규제 제외 지역도 풍선효과 기대감

송도 센트럴 더샵 3만8000명 찾아

개포·잠실 등 강남 추가규제 우려

호가 추락, 약보합세 이어질 듯

2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원흥동에 위치한 ‘지축역 센트럴 푸르지오’ 견본주택이 방문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대우건설 제공
2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원흥동에 위치한 ‘지축역 센트럴 푸르지오’ 견본주택이 방문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대우건설 제공

“비가 왔는데도 6,000명이 견본주택을 다녀갔다. 예상보다 청약 열기가 뜨거워 놀랄 정도다.”(지축역 센트럴 푸르지오 분양 관계자)

“지난달 15억3,000만원에 거래됐던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76㎡ 호가가 14억8,000만원까지 떨어졌다. 그런데도 거래가 안 된다.”(잠실주공5단지 B부동산 대표)

6ㆍ19 부동산 대책에 따른 대출 규제 강화 조치 시행(3일)을 하루 앞둔 2일 부동산 시장 분위기는 크게 엇갈렸다. 전국의 견본주택은 금융규제가 까다로워지기 전에 분양을 받자는 사람들로 북적인 반면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정부가 추가 규제 가능성을 열어 놓은 강남권 재건축 시장은 거래가 사라진 채 관망세를 이어갔다.

이날 경기 고양시 덕양구 원흥동에 위치한 대우건설의 ‘지축역 센트럴 푸르지오’ 견본주택 앞은 새벽부터 내린 비에도 하루 종일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견본주택 입장까지 2시간, 분양 상담을 받으려면 1시간 이상을 추가로 더 기다려야 했다. 2일 6,000명을 포함해 금요일(지난달 30일)부터 3일간 총 2만명이 이곳을 다녀갔다. 계약시 분양가의 20%(전용면적 84㎡의 경우 약 1억원)를 계약금으로 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는데도 실수요자들이 몰린 것이다. 통상 계약금은 분양가의 10%다. 최근 분양 열기에 ‘완전판매’를 고려한 듯 내집마련신청 프로그램은 운영하지도 않았다. 내집마련신청은 청약 1ㆍ2순위 당첨자와 예비 당첨자의 계약이 끝난 뒤에도 미계약분이 있을 경우 미리 접수한 사람에게 추첨으로 분양 기회를 주는 제도다.

분양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가 시행되기 전 ‘막차라도 타자’는 심리에 사람들이 몰렸다”고 설명했다. 6ㆍ19 대책에 따라 3일 이후 청약조정대상 지역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엔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각각 10%포인트 하향 조정돼 적용된다. 대출 가능액이 줄어들기 때문에 그만큼 수요자의 부담은 커진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에 사는 김모(39)씨는 “지축지구에서 분양하는 유일한 대형건설사 브랜드 아파트인데다, 인근 삼송지구ㆍ은평뉴타운 대장주 아파트의 전세가격에 3,000만~5,000만원만 더 내면 새 아파트를 구매할 수 있어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곳도 상황은 비슷했다. 청약조정대상지역은 대출 규제가 강화되기 전에 분양을 받자는 생각에, 그 밖의 지역은 풍선효과 기대감에 청약 열기가 이어졌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에 들어설 효성의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스퀘어’ 견본주택은 지난달 30일부터 사흘 간 2만8,000명이 다녀갔다. 개장 시간(30일 오전 10시) 이전부터 100여명의 방문객들이 몰려 줄을 길게 늘어섰고, 주말 내내 견본주택 입장까지 1시간 30분 이상이 소요됐다. 개장 당일엔 떴다방(불법 이동식 중개업소) 40여곳이 영업을 하기도 했다.

청약조정대상 지역에서 제외된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랜드마크시티 센트럴 더샵’ 견본주택에는 같은 기간 3만8,000명이 방문했다. 대림산업이 경기 구리시에 공급하는 ‘e편한세상 구리수택’ 역시 이 기간 2만2,000명이 견본주택을 찾았다. 청약조정대상지역이 아닌 곳으로도 투자 수요가 몰리며 예상 밖 호황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뜨거운 청약 열기와 달리 최근 집값 상승을 이끈 강남권 재건축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정부 합동단속 하루 전인 지난달 12일 10억3,000만원이었던 개포주공4단지 전용면적 42㎡ 호가는 1일 10억300만원까지 떨어졌다. 이곳의 G부동산 대표는 “5월만 해도 10억5,000만원에 거래됐던 물건”이라며 “정부가 추가 규제를 내놓을 수 있다는 우려에 매수 문의조차 사라졌다”고 말했다.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76㎡의 호가도 6ㆍ19 대책 이후 15억선 아래로 떨어졌다. 배준영 대원부동산 대표는 “3일 이후 분양권 거래에도 강화된 금융규제(LTV 60%ㆍDTI 50%)가 적용되기 때문에 강남권 재건축 분양권 시장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약보합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