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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끝없이 관여하는 권력 양아치에 소리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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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끝없이 관여하는 권력 양아치에 소리치다

입력
2017.02.1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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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일 수 없는 역사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기획ㆍ고광식 외 옮김

휴머니스트ㆍ192쪽ㆍ2만3,000원

질로 폰테코르보의 영화 ‘알제리 전투’의 푸에르토리코 상영 당시 포스터. 1990년대 들어서야 알제리에서 행해진 고문과 프랑스군의 비리들이 밝혀졌다. 휴머니스트 제공.
질로 폰테코르보의 영화 ‘알제리 전투’의 푸에르토리코 상영 당시 포스터. 1990년대 들어서야 알제리에서 행해진 고문과 프랑스군의 비리들이 밝혀졌다. 휴머니스트 제공.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프랑스와 독일은 교과서를 이용해 서로를 헐뜯었다. 프랑스는 독일인의 국민성이 유난히 호전적이라고 했다. 독일은 연합국의 유도에 넘어가 전쟁을 먼저 선포했다는 식으로 서술했다. 좋게 말하자면 입장에 따라 풍경이 달리 보인다. 나쁘게 말하자면 뻔히 알면서도 유리한 입장을 차지하기 위해 역사를 이용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책은 분명히 말한다. 역사란 하나일 수 없으며 하나여서도 안 된다라고.

문제는, 대게 국가란 하나의 역사를 장려하기 마련이라는 점이다. 잘못은 전적으로 상대방에 있다거나 어쩔 수 없었다, 이것도 아니라면 최대한 비장미를 강조하는 식이다. 이를 통해 ‘흑역사’는 정당화된다. 기만적인 정당화를 걸러낼 수 있는 방법은? ‘하나일 수 없는 역사’는 역사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제시한다.

단순한 답이지만 그 과정은 결코 단편적이지 않다. 이탈리아의 파시즘 경우 경제 위기 때문에 파시즘이 자연스럽게 대두한 것이 아니라 이탈리아 재계가 이를 지지했음을 밝힌다.

아르메니아 학살의 책임을 거부하는 터키의 교과서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도 한다. 교과서적 진실이라는 통념에 의문을 제기하고 기만에는 비판할 공간을 남긴다.

국정교과서 파문이 현재진행형인 한국에서 이런 역사교과서 논란은 그리 먼 이야기가 아니다. 책을 펴낸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역사관이 훌륭하다고 그저 감탄만 하고 있기 어려운 현실이다.

변해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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