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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징역24년] 영애→18년 은둔→첫 여성대통령→비리로 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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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징역24년] 영애→18년 은둔→첫 여성대통령→비리로 나락

입력
2018.04.06 16:0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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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콘크리트 지지층 ‘보수의 기둥’

탄핵 이어 비리 심판까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13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13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우리나라 최초 여성 대통령이자 한때 대한민국 보수의 기둥이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결국 권력형 비리로 6일 법의 준엄한 심판을 받았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5ㆍ16 군사정변으로 권력을 잡은 1961년부터 10ㆍ26 사건으로 숨진 1979년까지 18년간, 박 전 대통령은 영애(令愛) 신분으로 청와대에 머물렀다. 양친을 차례로 잃고 이번엔 18년간 은둔했다가 다시 정계에 복귀, 승승장구로 대통령 자리까지 올랐다. 대한민국 보수 세력의 지존에서 나락으로 굴러 떨어져 탄핵 당한 그의 굴곡진 삶은 기나긴 감옥살이라는 비극으로 끝날 운명에 처했다.

1952년 대구에서 박정희와 육영수의 첫딸로 태어난 박 전 대통령은 9세 때인 1961년 아버지를 따라 청와대에 입성했고, ‘영애’라는 호칭으로 불리며 어린 시절을 청와대에서 보냈다. 박 전 대통령은 1974년 광복절 경축행사장에서 육 여사가 피살당하자, 프랑스 유학을 포기하고 귀국해 22세 나이로 사실상의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수행했다.

청와대 생활은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이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의 총탄에 맞아 숨지면서 막을 내렸다. 양친을 잃은 박 전 대통령은 동생인 근령ㆍ지만씨와 청와대를 떠나 은둔생활에 들어갔다. 육영재단ㆍ영남대ㆍ정수장학회 이사장 등을 역임하기도 했지만 정치와는 철저히 거리를 뒀다.

[저작권 한국일보]역대 주요 권력형 비리 사건 형량. 박구원기자
[저작권 한국일보]역대 주요 권력형 비리 사건 형량. 박구원기자

1997년 한나라당 지원 요청에 입당, 다음해 대구 달성군 보궐선거에 당선되며 정치인생을 본격 시작했다. 박 전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과 차떼기당 오명으로 한나라당이 절체절명에 처한 2004년, 당 대표가 돼 천막당사 설치 등 승부수를 띄운 끝에 총선에서 121석을 얻어 개헌 저지선을 확보했다. 이후 지방선거와 재보선 등 나서는 선거마다 당의 승리를 이끌며 ‘선거의 여왕’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2007년 17대 대선 당내 경선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고배를 마신 박 전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당내 경선에서는 84%라는 압도적 지지율로 승리해 문재인 당시 후보와 1대 1 대결을 펼쳤다. 결국 대한민국 18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이듬해 34년 만에 청와대에 다시 입성했다.

콘크리트라 불릴 정도로 보수 지지층이 굳건하던 박 전 대통령의 위세는 임기 4년 차인 2016년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이 드러나면서 급격하게 와해됐다. 거듭된 대국민 담화에도 민심은 악화일로였고 매주 서울 광화문광장에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이 타올랐다. 결국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들 상당수조차 등을 돌리면서, 같은 해 12월 국회에서 탄핵소추를 의결 당했고, 지난해 3월 10일 헌법재판소에서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됐다.

뇌물 등 혐의로 지난해 3월 31일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돼 1년간 재판을 받아 온 박 전 대통령은 이날 1심에서 징역 24년이라는 중형을 선고 받았다. 이는 살인 등 강력범죄가 아닌 범죄 혐의로 선고 받은 역대 최장 기간 유기징역에 해당한다. 앞서 1996년 8월 각각 사형과 징역 22년6개월을 1심에서 선고 받았던 전두환ㆍ노태우 전 대통령은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17년으로 형이 확정됐으나 1997년 12월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

박 전 대통령이 1심 형량대로 사면이나 가석방 없이 만기 출소하면 89세(2041년)가 된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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