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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인양 결정에서 본 인양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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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인양 결정에서 본 인양까지

입력
2017.03.2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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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인양 구역에서 세월호가 시험 인양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오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인양 구역에서 세월호가 시험 인양되고 있다. 연합뉴스

“2016년 7월까지 세월호 인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정부는 2015년 8월 중국 ‘상하이샐비지 컨소시엄’을 세월호 인양 업체로 최종 선정하며 1년 안에 인양을 완료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작업은 차일피일 미뤄졌고, 완료 예정 시점 역시 ‘2016년 7월→8월 이후→2016년 내→2017년 2분기’로 계속 늦춰졌다.

인양이 미뤄진 이유는 정부의 부실한 사전조사와 판단착오 때문이다. 세월호 인양 작업의 핵심은 인양용 구조물인 ‘리프팅 빔’의 설치였다. 상하이샐비지는 지난해 3월 인양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 같은 해 7월 뱃머리(선수)에 리프팅 빔을 끼우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배꼬리(선미) 부분에서 리프팅 빔 설치 작업이 계속 지연됐다. 세월호 선미 하부를 굴착한 다음 리프팅 빔을 설치할 계획이었으나, 선미 주변 퇴적층이 콘크리트처럼 단단하고 불규칙해 작업이 여의치 않았다.

결국 해수부는 지난해 10월 말 기존 굴착방식 대신 선미를 살짝 들어 올린 뒤 리프팅 빔을 끼우는 ‘선미 들기’로 공정을 변경했고, 작년 말 리프팅 빔 설치를 마쳤다. 예상(작년 8~9월 완료)보다 5개월 가량 늦어진 셈이다.

선미 작업에 차질이 생기자 전체 인양 일정이 줄줄이 꼬이기 시작했다. 당초 상하이샐비지는 리프팅 빔 설치 후 여기에 와이어를 연결해 해상 크레인에 걸고, 크레인이 수면 위로 들어올린 세월호 선체를 플로팅 독에 실어 목포항 부두에 거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리프팅 빔 문제로 인양 시기가 겨울로 밀리면서 운반 방식 또한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해상 크레인과 플로팅 독 모두 바람을 받는 면적이 커 강한 계절풍이 부는 겨울에는 위험하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에 해수부는 해상 크레인을 ‘잭킹 바지선’으로, 플로팅 독을 ‘반잠수식 선박’으로 각각 변경했다. 이처럼 수 차례 인양 공법과 시기가 바뀌며 지지부진했던 세월호 인양 작업은 공교롭게 이달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인용 이후 갑자기 속도가 붙기 시작했고, 결국 23일 세월호는 수면으로 떠오르게 됐다. 정부가 정국에 미치는 영향 등을 의식해 인양 시도를 지연시켜 온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이유다. 그러나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외부 변수나 정치적 고려는 있을 수 없다”며 이를 부인했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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