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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만명 오가는 강남 한복판 '석면 공포' 엄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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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만명 오가는 강남 한복판 '석면 공포' 엄습

입력
2015.07.2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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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버스터미널 인근 아파트 재건축 공사장서 석면 해체 작업

축구장 2.7개 면적에 무게 215톤

"운반시 파손 등 석면 날릴 수밖에" 인근 주민 11만명 등 노출 우려

한 시민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 시민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주변에 아파트 재건축으로 인한 석면이 대규모로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문제가 된 아파트 재건축 공사장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과 반포동 등에 위치해 있다. 이 지역은 거주하는 주민만 11만명에 달하는데다, 전국 각지와 서울을 연결해 하루 유동인구만 수십만 명에 달하는 고속버스터미널이 인근에 자리해 있다. 대규모 직ㆍ간접적 피해가 우려되자 서울시는 즉각 현장조사를 벌이고 환경부와도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27일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현재 석면 해체ㆍ철거 작업이 진행 중인 잠원동 반포한양아파트, 반포동 삼호가든4차아파트ㆍ서초한양아파트에 쓰인 천장재ㆍ칸막이재 등 석면폐기물 사용 면적은 약 2만㎡에 달한다. 이는 축구장 2.7개 넓이이며, 총 무게는 215톤이나 된다. 단지별 석면폐기물 무게와 사용면적은 반포한양아파트가 120톤ㆍ1만1470㎡, 삼호가든4차아파트 80톤ㆍ7029㎡, 서초한양아파트 14.8톤ㆍ844㎡이다.

임흥규 환경보건시민센터 석면팀장은 “반포한양아파트는 석면자재의 64%가 실외복도 칸막이로 쓰였고, 삼호가든4차아파트도 11, 12층에 석면자재가 70% 밀집돼 있는 등 해체ㆍ철거 작업 과정과 운반시 파손 등으로 석면 비산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환경부가 2008년 석면해체 작업장 인근 환경을 조사한 결과 63개 시료 중 18개(28.6%)에서 석면이 검출됐었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호흡기를 통해 체내에 침투한 뒤 폐암 등을 일으킨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이를 근거로 11만명의 주민 피해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석면자재 해체 작업 중인 아파트의 반경 500m 안에는 초ㆍ중ㆍ고교 9곳의 학생과 교직원 1만1,507명을 포함해 서초구 잠원동ㆍ반포1동ㆍ반포3동ㆍ반포4동 주민 11만명이 살고 있다. 그러나 석면 오염 가능범위를 넓게 볼 경우 피해자들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석면 오염 범위는 공장 주변이나 석면광산의 경우 오염가능범위를 반경 2㎞까지 보지만 인구가 밀집돼 있는 대도시에서는 반경 500m로 제한하고 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측은 석면해체제거 현장 내ㆍ외부의 환경모니터링 시간과 횟수를 늘리고, 흡착먼지와 토양오염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도 재개발ㆍ재건축 석면철거 사업장 주변에 대한 공기 모니터링이 법제화돼 있지만 작업 중 한 차례 2시간 정도 측정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임흥규 팀장은 “석면안전관리법은 감리인 제도를 두고 있지만 시행사가 발주한 감리인이 불법사항 등을 지적하기 어렵다”며 “시공사ㆍ시행사와 이해관계가 없는 공공감리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해당 공사장에 대해 해당구청과 협의해 조사를 진행하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이르면 다음주부터 조사를 시작해 오는 9월까지 서초구내 모든 재건축 공사 현장에 대해 조사를 마치고, 필요에 따라 환경부와 합동점검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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