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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톺아보기] 한국인가, 항국인가

입력
2017.08.20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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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민이라면 ‘한국(韓國)’을 정확하게 발음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은 ‘대한민국(大韓民國)’과 동의어로 사용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국호(國號)인데, [한ː국]으로 발음해야 하지만 [한국] [항국] 등으로 잘못 발음하는 경우가 많다.

먼저 ‘한국 한(韓)’은 장음이기 때문에 길게 발음해야 한다. ‘한’을 짧게 [한국]으로 발음하면 ‘몹시 추운 나라’를 의미하는 ‘한국(寒國)’이나 ‘겨울에 피는 국화’를 뜻하는 ‘한국(寒菊)’이 된다.

‘한국(韓國)’을 [항국]으로 발음하는 것 역시 잘못된 발음이다. ‘ㄴ’은 혀끝을 윗잇몸에 대어서 내는 혀끝소리인 반면에 ‘ㅇ’은 혀의 뒷부분을 입천장 뒤쪽의 연한 부분인 연구개(軟口蓋)에 대어서 내는 연구개음이다. ‘한’을 발음할 때는 혀끝을 윗잇몸에 대고 발음하지만 ‘항’을 발음할 때는 혀끝을 입천장에서 떼고 혀의 뒤쪽을 연구개에 대고 발음한다.

‘한국’을 [항국]으로 잘못 발음하는 이유는 둘째 음절 ‘국’의 첫소리 ‘ㄱ’이 연구개음이기 때문에 앞 음절의 받침 ‘ㄴ’을 ‘ㄱ’과 같은 연구개음인 ‘ㅇ’으로 동화시켜 발음하기 때문이다. 한국어 발음에서 소리의 동화를 인정하는 경우는 ‘난로→날로’ ‘국민→궁민’ ‘협력→혐녁’ 등인데, ‘한국→항국’의 경우는 발음의 편의를 위해 수의적(隨意的)으로 역행동화시켜 잘못 발음한 것이다. ‘신문→심문’ ‘한강→항강’ 등도 역시 잘못된 역행동화의 사례이다.

예전에 전직 대통령 중 한 분이 ‘관광의 도시’를 정확하게 발음하지 않아 듣는 국민이 난처해 한 경우가 있었는데, 우리나라의 국호인 ‘한국’도 ‘항국’으로 잘못 발음하지 않도록 발음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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