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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불량 백신 접종 유아 사망 뒤늦게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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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불량 백신 접종 유아 사망 뒤늦게 드러나

입력
2018.07.26 17:44
수정
2018.07.26 19:0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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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허베이성 한단시의 한 병원에서 신생아가 예방접종을 받는 모습. AP 뉴시스
중국 허베이성 한단시의 한 병원에서 신생아가 예방접종을 받는 모습. AP 뉴시스

불량백신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중국에서 지난해 말 해당 백신을 접종한 영아가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까지 나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지시했지만 정작 현장에선 은폐 의혹이 제기되는 등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26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중국 후베이(湖北)성 언스(恩施)시에 사는 여성 덩훙화(鄧紅華)씨의 한살배기 아들이 지난해 12월 지역병원에서 불량백신 파문의 당사자인 창성(長生)바이오테크놀로지가 생산한 수두 백신을 접종받은 뒤 3일만에 사망했다. 덩씨의 아들은 백신 접종 후 고열에 시달렸고 의사는 “감기에 걸렸다”며 해열제를 처방해준 것으로 전해졌다. 부검 결과도 “폐렴과 장염으로 인한 급성 호흡ㆍ순환기 장애로 사망했으며 백신 접종과는 무관하다”는 것이었다.

덩씨는 당시 보건당국에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지만 묵살당했고, 그 사이 병원 측은 문제의 백신을 모두 소각했다. 최근 불량백신 파문이 터지고 시 주석이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지시하자 경찰ㆍ병원ㆍ보건당국 등이 덩씨를 찾아왔지만, 이들은 위로와 보상 대신 “상부 기관에 탄원을 제출해 봐야 소용없다”는 협박성 발언만을 늘어놓았다고 명보는 전했다.

인터넷과 모바일 등 사이버 공간에선 네티즌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한 네티즌은 “우려했던 일이 이미 현실이 됐는데도 파렴치한 기업은 돈벌이에 눈이 멀었고 무능한 정부는 사실을 축소하는 데 급급하다”고 비난했다. 다른 네티즌은 “정부는 덩씨의 아이 말고도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고통받고 있는지 분명하게 밝히고 치료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창성바이오가 만든 불량백신은 이미 36만여명의 영유아에게 접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가 언론 통제를 강화하고 관영매체 총편집인이 네티즌들을 비난하면서 민심이 더욱 들끓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대학신문ㆍ미디어연구센터의 자료를 인용해 “중국 정부가 24일부터 백신 관련 뉴스를 모두 통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관영 환구시보 총편집인 후시진(胡錫進)은 “일부 네티즌들이 온갖 수단을 동원해 파란을 부채질하고 정부의 노력을 와해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최고지도부는 진상 규명을 지시하는데 일선 현장에선 사실을 은폐하는 데 급급하다”, “10년 전 멜라민분유 파동 책임자가 지금도 건재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백신회사들을 전수조사해 봐야 더 이상 나올 게 없을 것이다” 등 정부에 대한 불신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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