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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전등화’ 검찰 떠난 김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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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전등화’ 검찰 떠난 김수남

입력
2017.05.1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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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개혁 방향 국민에 도움돼야

수사 중립성ㆍ효율성 담보 필요“

새 정부 ‘검찰 힘 빼기’ 완곡 비판

“개혁 논의할 대변자 필요한데…”

“검찰 수장으로서 책임 회피”

내부선 아쉬움ㆍ비판 엇갈려

김수남 검찰총장이 15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마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김수남 검찰총장이 15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마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문재인정부 출범으로 검찰 개혁을 목전에 둔 15일 김수남(58ㆍ사법연수원 16기) 검찰총장이 퇴임했다. 풍전등화 처지인 조직을 두고 떠나는 김 총장에 대해 검찰 내부 분위기는 안타까움과 섭섭함이 얽혀 복잡한 속내를 토로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김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별관 4층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검찰개혁은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이 무엇인지가 기준”이라며 “수사의 중립성과 공정성, 효율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 정부가 수사ㆍ기소권 분리 등 검찰 힘 빼기에만 치중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에둘러 말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그는 검찰을 향해 “국민의 비판에 귀를 기울이고 그 동안 잘못된 점, 부족한 점이 없었는지 스스로를 진지하게 되돌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1987년 판사로 임관했다가 1990년 검사로 전직한 김 총장은 “검찰에 대한 국민신뢰 회복의 요체는 원칙, 절제, 그리고 청렴”이라며 “원칙은 지키되, 절제된 자세로 검찰권을 행사하고 구성원 모두가 청렴을 실천한다면, 언젠가는 국민의 신뢰도 회복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검찰개혁을 염두에 둔 듯 “여러분께 많은 과제만 남기게 돼 무겁고 송구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류시화 시인의 시 '소금'을 인용하며 “검찰이 우리 사회의 소금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하며 이임사를 끝냈다. 이날 이임식에는 대검과 서울 소재 검찰청 검사 및 직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2015년 12월 박근혜 정부에서 제41대 총장으로 임명된 김 총장 임기는 올해 12월 1일까지이지만 새 정부 출범 이튿날인 지난 11일 임기 7개월을 남기고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자로 사표를 수리했다.

김 총장의 퇴임을 두고 검찰 내부에선 반응이 엇갈렸다. 지난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해 ‘살아 있는 권력’에 칼을 댄 그가 물러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는 검찰 관계자가 적지 않았다. 지역 검찰청의 한 간부는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총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는 것이 오히려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해치는 것 아닌가”라고 탄식했다. 문 대통령과 조국 신임 청와대 민정수석이 정윤회(62)씨 국정개입 의혹 문건 사건에 대한 사실상의 재조사를 천명함으로써 김 총장이 수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는 이들도 있었다.

문재인정부가 강하게 검찰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현 상황에서 검찰 수장으로서 책임을 회피한 것이라는 불만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수도권 검찰청의 한 간부는 “검찰개혁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개혁이 제대로 되려면 실무 등에 있어서 검찰의 입장도 전달하고 개혁 주체와 논의할 사람이 필요하다”며 “법무부 장관도 공석인데 검찰의 웃어른인 총장마저 나가면 누가 그 역할을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개인적으로는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이겠지만 강도 높은 검찰개혁이 예고된 상황에서 떠나 아쉬움과 뒷말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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