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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 돋았다” 추신수의 극적인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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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 돋았다” 추신수의 극적인 하루

입력
2018.07.0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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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추신수가 9일 미국 디트로이트 코메리카 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와 경기에서 9회초 내야 안타를 치고 있다. 디트로이트=USA 투데이 연합뉴스
텍사스 추신수가 9일 미국 디트로이트 코메리카 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와 경기에서 9회초 내야 안타를 치고 있다. 디트로이트=USA 투데이 연합뉴스

“추, 올스타 명단에 이름을 올렸어.”

텍사스의 제프 배니스터 감독은 9일(한국시간) 디트로이트와 원정 경기 전 팀 미팅에서 추신수(36)에게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출전 소식을 알렸다. 이 말을 전해 들은 추신수는 “후반기 시작 전 4일(올스타 휴식기) 동안 쉬어야 하는데”라며 농담으로 답했지만 가슴 깊이 묵직한 전율을 느꼈다. 며칠 전만 해도 아내 하원미씨에게 “아이들과 고기를 구워먹으며 TV로 올스타전을 볼 것”이라고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그였기에 ‘별들이 잔치’에 초대 받은 일은 감격, 그 자체였다.

더구나 이날 경기에서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추신수는 8회까지 4타수 무안타에 그쳐 연속 경기 출루 기록이 ‘46’에서 끊길 뻔 했지만 9회 마지막 다섯 번째 타석에서 3루수 쪽 내야 안타를 쳐 이 부문 텍사스 구단 최장 기록(종전 훌리오 프랑코ㆍ46경기)을 25년 만에 갈아치우는 겹경사를 누렸다.

추신수의 47경기 연속 출루는 팀 동료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물거품 될 뻔 했다. 9회초 텍사스 공격이 7번 타자부터 시작해 삼자범퇴로 끝날 경우 1번 추신수의 타격 기회도 사라진다. 그러나 8번 로널드 구즈만이 1사 후 중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9번 카를로스 토치는 3구 삼진으로 물러났다.

추신수가 한 차례 더 타석에 설 수 있도록 배려하듯이 토치는 방망이를 한 차례도 휘두르지 않았다. 최악의 상황인 병살타를 피하기 위해 루킹 삼진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동료의 희생으로 마지막 기회를 잡은 추신수는 결국 3루 땅볼을 치고 전력 질주해 1루에 안착했다. 추신수는 “야구의 신이 도왔다”며 “동료들이 아니었다면 기록을 세우지 못했을 것”이라고 고마워했다.

텍사스의 3-0 승리 후 현지 방송과 메이저리그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된 올스타전 출전 선수 명단에서 추신수는 아메리칸리그 외야수 예비 후보 선수로 뽑힌 것을 확인했다. 2005년 시애틀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후 13년 만에 처음 올스타의 꿈을 이룬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닷컴과 인터뷰에서 “선정 소식을 듣고 소름이 돋았다”며 “한국에서 미국으로 올 때 목표는 메이저리그 최고 선수 가운데 한 명이 되는 것이었다. 오늘이 내 인생 최고의 날”이라고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추신수의 올스타전 출전은 2001년 박찬호, 2002년 김병현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세 번째이자, 야수로는 최초다. 한국인 타자 최초로 올스타에 선정된 것에 자부심을 드러낸 추신수는 “나와 가족, 조국에도 매우 특별한 일”이라며 “너무 흥분돼 (올스타전을) 기다리기 힘들다”고 말했다. 올해 올스타전은 오는 18일 워싱턴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다.

2014년 텍사스와 7년간 1억3,000만달러의 초대형 자유계약선수(FA)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추신수는 남부럽지 않은 성적을 내고도 전국적인 인지도에서 밀려 올스타 무대를 단 한번도 밟지 못했다. 30대 중반을 넘어서야 맞이하게 된 꿈의 올스타전이다. 추신수는 “이 순간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며 “가족들과 지금을 만끽하고 싶다”고 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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