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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여파… 펜스 미 부통령, 중동 순방 어려워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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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여파… 펜스 미 부통령, 중동 순방 어려워지나

입력
2017.12.10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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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연맹 외교장관들이 9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긴급 소집된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카이로=EPA 연합뉴스
아랍연맹 외교장관들이 9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긴급 소집된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카이로=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 여파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대통령과 이집트 콥트 정교회 총대주교 타와드로스 2세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의 접견을 거부하겠다고 밝혀 이달 말로 예정된 펜스 부통령의 중동 순방에 차질이 예상된다.

리야드 말키 팔레스타인 외교장관은 9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를 방문하던 도중 “아바스 대통령이 펜스 부통령을 만날 계획은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으로 인해 팔레스타인 정부와 미국 당국자들 사이의 연락은 완전히 두절됐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정부 관계자는 8일 알자지라방송에 “펜스 부통령이 여전히 아바스 대통령을 만날 의사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말키 장관은 “예루살렘의 위상은 오로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평화 협상 가운데서만 설정될 수 있다”라며 평화협정의 중재자로 미국이 아닌 새 중재자가 들어서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미국을 더 이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의 중재자로 신뢰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집트 콥트 정교회 역시 이날 공식 페이스북에 “미국 정부의 결정은 수백만 아랍인의 감정을 저버렸다”며 총대주교 타와드로스 2세와 펜스 부통령의 만남을 사절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8일 이슬람 수니파의 주요 종교지도자 중 한 명인 알아즈하르의 대이맘 아메드 타예브도 펜스 부통령과의 만남을 거부하겠다고 이집트 언론에 밝힌 바 있다. 펜스 부통령은 이달 20일 이집트 카이로를 방문할 예정이었다.

한편 팔레스타인의 ‘분노의 날’ 항의 시위는 3일째를 맞았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9일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무장대원 2명과 민간인 2명 등 총 4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의 공격은 가자지구를 장악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세번째 인티파다’를 선포한 후 이어진 로켓 공격에 대한 보복성 대응이다. 적신월사는 동에루살렘ㆍ가자지구ㆍ요르단강 서안지구에 걸친 팔레스타인 시위대와 이스라엘군의 충돌로 약 800여명을 치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슬람 세계를 포함한 국제사회도 미국의 일방주의에 대항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팔레스타인을 포함한 중동ㆍ아프리카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은 이날 카이로에서 긴급외교장관회의를 소집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정은 국제 결의 위반이며 법적 효과가 없다”라며 “미국의 예루살렘 정책 전환은 중동 평화협상의 후원자이자 중재자로서의 자격을 잃고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행위”라고 밝혔다. 또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통화해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정책을 바꾸도록 공동 압력을 가하기로 합의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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