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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라이프]테슬라, 국내시장서 ‘찻잔 속 태풍’에 그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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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라이프]테슬라, 국내시장서 ‘찻잔 속 태풍’에 그치나

입력
2018.05.08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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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S P100D./그림 2테슬라 모델S P100D./그림 3테슬라 모델S 내부모습./그림 4테슬라 모델S 내부모습.
테슬라 모델S P100D./그림 2테슬라 모델S P100D./그림 3테슬라 모델S 내부모습./그림 4테슬라 모델S 내부모습.

미국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가 지난해 3월 한국에 처음 상륙했을 때만 하더라도 국내 전기차 시장엔 한바탕 ‘지각변동’이 생길 것이라고 보는 이가 많았다. 테슬라는 미래지향적 디자인과 슈퍼카급 성능, 중간 판매대리점을 없애고 온라인 주문만 받는 등 그야말로 혁신의 아이콘이었다. 당시 아우디ㆍ폭스바겐의 ‘디젤 게이트’와 맞물려 내연기관차에서 친환경차인 전기차 시대로 패러다임이 바뀌는 상항 속에 테슬라의 존재감은 더욱 부각됐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테슬라에 대한 국내시장의 평가는 “찻잔 속 태풍에 그쳤다”이다. 업계 관계자는 “1년 전 애플 아이폰이 2009년 한국시장에 진입해 모바일 생태계를 완전히 뒤바꿨던 충격을 테슬라가 재현할 것이란 예상까지 나왔다”면서 “하지만 테슬라는 현재 국내 완성차업체들과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8일 국내 자동차등록 정보를 제공하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테슬라가 지난해 3월 국내 두 곳(서울 청담ㆍ경기 하남스타필드)에 처음 매장을 연 이후 지난 2월까지 1년간 판매한 자동차는 총 364대로 집계됐다.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전기차 판매실적과 비교하면 훨씬 뒤쳐지는 수준이다. 현대차 전기차 ‘아이오닉’은 지난해에만 1만2,399대, 르노삼성 ‘SM3 Z.E.’와 쉐보레 ‘볼트EV’도 각각 2,014대와 565대가 팔렸다.

물론 테슬라 전기차는 1억원 이상을 호가하는 고급 자동차라는 점에서 2,000만~4,000만원대의 국내 전기차들과 단순 비교하긴 어렵다. 하지만 유럽시장에선 테슬라 모델S가 비슷한 1억원대 자동차인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BMW7시리즈보다 더 많이 팔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시장에서 테슬라의 부진은 분명해 보인다. 테슬라 모델S의 1년 국내 판매량은 벤츠 S클래스의 한 달 판매량(지난 2월 710대)에도 미치지 못한다.

테슬라는 지난해 3월 경기 하남스타필드에 매장을 처음 열었을 때만 해도 시승 예약이 수만 건에 달할 정도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관심이 곧 차갑게 식은 이유에는 테슬라의 한국시장에 대한 뒤늦은 신차 출시와 낮은 가성비, 마케팅 부족 등이 꼽힌다.

지난해 테슬라가 국내에서 첫 판매에 들어간 ‘모델S 90D’는 미국과 중국 캐나다 유럽 일본 등에선 이미 단종된 모델이었다. 이들 국가에선 모델S 상위트림인 100D, P100D를 판매하고, 국내시장엔 단종된 90D를 내놓으면서 “한국을 재고처리용으로 이용한다”는 비난이 일었다. 테슬라는 90D와 100D 간 성능 차이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지만 국내 소비자들로선 불쾌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90D는 국내 판매가격이 1억2,000만원이 넘지만 가격 대비 성능 면에서 국내 완성차업체 전기차 모델과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기차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1회 충전에 따른 주행거리다. 90D는 환경부에서 1회 충전 주행거리 378㎞를 인증받았다. 정부 보조금 적용 시 2,000만원대에 살 수 있는 쉐보레 볼트EV(383㎞)보다 짧다. 현대차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도 1회 충전 주행거리가 406㎞에 달한다. 코나 일렉트릭의 가격은 보조금을 받을 경우 2,950만~3,150만원에 구매가 가능하다.

테슬라가 자신 있게 내세웠던 자율주행시스템 ‘오토파일럿’에 대한 안정성 문제가 불거진 점도 악재였다. 테슬라는 지난 3월 30일 자사 블로그를 통해 ‘모델X’ 충돌 사고원인이 오토파일럿에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앞서 지난 3월 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인틴 뷰 부근 고속도로에서 테슬라 모델X 차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뒤따르던 자동차 2대와 충돌한 뒤 폭발, 모델X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국내에서도 온라인 사이트를 중심으로 오토파일럿 기능으로 주행 중 차가 별다른 이유 없이 수차례 급감속을 반복하는 등 오류를 보인다고 주장하는 테슬라 소유주들의 글들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궁지에 몰린 테슬라는 지난 2월 국내에 고성능 전기차 모델S의 최상위 트림인 P100D를 출시,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P100D는 1회 충전으로 424㎞를 달릴 수 있다.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7초에 불과하다. P100D보다 제로백이 빠른 차는 포르쉐 918 스파이더, 부가티 베이런 등 일부 슈퍼카뿐이다. 테슬라는 국내에 충전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도 충전소 설치를 더욱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테슬라 전기차 충전소는 슈퍼차저(급속충전) 스테이션 14개, 데스티네이션(완속충전) 충전소 131개 등이 전국에 마련돼있다.

로빈 벤 테슬라 아시아태평양 총괄 부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고성능 프리미엄 전기차를 만들기 위한 테슬라의 모든 노하우를 P100D에 쏟아 넣었다”며 “슈퍼카 대부분이 2인승이지만, P100D는 5인승 세단으로 패밀리카로도 이용할 수 있어 훨씬 실용적”이라고 강조했다. P100D의 국내 출시가격은 1억8,120만원이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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