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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톺아보기] 진검승부(眞劍勝負)

입력
2017.12.17 15:2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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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이 유력한 선수로 스피드 스케이팅의 이상화 선수와 스켈레톤의 윤성빈 선수가 있다. 이상화는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 선수와 불꽃 대결을 예고하고 있고, 윤성빈은 라트비아의 마르틴스 두쿠르스 선수와 정면 대결을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처럼 중요한 대회에서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승패를 겨루는 것을 두고 흔히 ‘진검승부를 펼치다’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진검승부’는 어디에서 유래한 말일까?

‘진검승부(眞劍勝負)’는 일본어 ‘신켄쇼부(しんけんしょうぶ, 眞劍勝負)’에서 온 말이다. ‘신켄쇼부’는 과거 일본 봉건시대의 사무라이 무사들이 칼을 들고 자신들의 재주를 겨루어 최강자를 가리는 전통에서 비롯되었는데, 이런 사무라이들의 칼 싸움은 1895년 일본인 자객인 도오 가쓰야키가 경복궁에서 조선의 국모인 명성황후를 시해하는 을미사변으로 이어졌고, 근래에는 이런 ‘신켄쇼부’의 전통이 일본의 조직폭력단인 야쿠자들의 칼부림으로 전락했다.

‘신켄쇼부’ 즉 ‘진검승부’는 일본어에서 ‘진짜 칼을 가지고 벌이는 결투’를 의미하기도 하고, 비유적으로 ‘목숨을 건 중요한 승부’를 의미하기도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 말이 바둑이나 스포츠 등에서 ‘목숨을 건 중요한 승부’의 의미로 비유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진검’이나 ‘진검승부’는 일본어를 그대로 우리말로 옮겨 놓은 것이기 때문에 우리 국어사전에 등재되지 않았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진검승부’를 ‘생사겨루기’, ‘한판 대결’, ‘정면 대결’, ‘최종 대결’ 등으로 순화해 사용하도록 하고 있는데, 일본어에서 유래한 ‘진검승부’ 대신 순화된 우리말을 사용해야겠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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