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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달산축제는 안 되고, 이순신 문화제는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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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달산축제는 안 되고, 이순신 문화제는 된다?

입력
2017.04.1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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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 28~29일 수군문화제 개최

세월호 추모 분위기 역행 지적

꽃축제 취소 무원칙 행정 비판도

2017 목포 이순신 수군문화제 포스터. 2017(사진=목포시 제공)
2017 목포 이순신 수군문화제 포스터. 2017(사진=목포시 제공)

전남 목포시가 세월호의 목포신항 거치 이후 희생자 추모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와중에 대형 가두행진 등이 펼쳐지는 이순신 수군문화제를 개최키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시는 “단순한 문화제”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지역축제 성격이 짙어 자칫 세월호 희생자 추모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특히 시는 추모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달 8~9일 열릴 예정이었던 ‘꽃피는 유달산 축제’를 취소한 터여서, 이순신 수군문화제 개최를 놓고 앞뒤가 맞지 않는 행정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시는 28일부터 이틀간 고하도와 유달산 노적봉 일대에서‘2017 목포 이순신 수군문화제’를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 시는 매년 4월 28일 제례로 치러오던 이 충무공 탄신제를 올해부터 축제 형태의 이순신 수군문화제로 명칭을 바꿔 개최키로 했다.

이번 수군문화제에선 28일 고하도에서 이 충무공 탄신제가 열리고, 오거리문화센터에선 ‘이순신과 역사의 섬 고하도’를 주제로 학술대회가 개최된다. 29일에는 개선장군 수군 행진, 수군 무예시범 등 수군 관련 프로그램과 강강술래, 명인명창 국악향연, 시립예술단 합동공연 등이 펼쳐진다.

이밖에 판옥선 모형 만들기, 연날리기, 궁도, 수군복장입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목포 이순신 호국 백일장 대회, 목포 전국사진작가 사진촬영대회 등 부대행사도 진행된다.

특히 해군 제3함대사령부와 육군 지산부대, 목포해양대 학군단(ROTC), 극단 갯돌 등 400여명이 조선 세종ㆍ선조 때의 수군과 현재 해군을 재현하는 개선장군 수군 행진을 펼친다. 행진은 세종 때 설치된 만호진을 출발해 목포역~트윈스타~유달산 등구~노적봉 광장으로 향한다. 목포역 일대에서는 해군 의장대와 군악대 시범 공연도 펼쳐질 예정이다.

목포는 조선 세종 14년(1432년) 전라도 수군진 설치를 시작으로 만호진 및 봉수대가 설치됐던 서남해안의 전략적 요충지다. 정유재란에는 이 충무공이 106일 동안 머무르며 수군 재건의 토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현재는 해군 제3함대사령부가 위치하고 있다.

박홍률 시장은 “그 동안 이순신 탄신제만 40여년 동안 개최하다가 올해 처음으로 시작한 문화제는 목포의 오랜 역사와 정체성을 전국에 알리고 안보의식과 호국정신을 고취하는 교육과 문화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거치된 이후 추모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데다, 이날부터 본격적인 미수습자 수색이 시작된 상황에서 축제 행사는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목포시의회 여인두 의원(정의당)은 최근 공개질의서를 통해 “수군문화제를 개최하는 것은 이달 초 유달산 꽃 축제를 취소했던 명분에도 맞지 않으며, 세월호 미수습자 수습과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시대정신에도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수군문화제를 취소하기 어렵다면 이 충무공 탄신제와 학술대회, 수군교대식으로 축소해서 진행하는 것이 추모분위기 조성사업에도 부합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목포시 관계자는 “3주기 행사를 준비해왔던 것처럼 현장수습본부, 유가족, 추모방문객 등에 대해 지원하면서 문화제 의미를 충분히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치르겠다”며“침몰사고가 발생했던 진도군이 세월호가 인양되지 않은 상황에서 신비의 바닷길 축제를 치렀던 사례 등을 감안하면 문화제 개최는 사회통념에 반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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