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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핵 협정 파기 직후, 이스라엘-이란 미사일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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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핵 협정 파기 직후, 이스라엘-이란 미사일 충돌

입력
2018.05.10 18:2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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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란, 시리아서 군사적 충돌

UAE, 예멘과 소코트라섬 점유 갈등도

9일 이스라엘이 점령 중인 시리아 골란고원과 가까운 국경 지역에 이스라엘군 탱크가 배치돼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9일 이스라엘이 점령 중인 시리아 골란고원과 가까운 국경 지역에 이스라엘군 탱크가 배치돼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의 이란 핵 합의 파기 선언으로 기존의 세력 균형이 깨지면서 중동 지역에 잠복돼 있던 ‘분쟁의 지뢰’가 잇따라 터지고 있다. 오랜 적대 관계에도 불구하고 직접적인 무력 충돌만은 피해 왔던 이란과 이스라엘이 미사일을 서로 쏘아 대는가 하면, 중동 패권 다툼을 벌여온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사이에도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결정이 이란과의 군사적 갈등을 자제시켜 줬던 족쇄를 풀어버린 꼴이 되면서, 지금도 불안정 상태인 중동 정세는 더욱 더 격랑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가장 위험한 지뢰밭은 역시 시리아다. AP, AFP 등 외신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시리아 골란고원의 이스라엘 군 기지에 이날 자정쯤 이란군이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로켓 20여발이 날아들었다. 요나단 콘리쿠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를 공식 발표하면서 시리아에 주둔 중인 이란군 혁명수비대 정예부대 ‘쿠드스 군’을 공격 주체로 지목했다. 또 “이 사건을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다양한 대응 시나리오가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골란고원은 1967년 6월 이스라엘과 아랍이 맞붙은 이른바 ‘6일 전쟁’ 이후 이스라엘이 점령 중인 시리아 영토다.

콘리쿠스 대변인 공언대로 이스라엘은 즉각 반격했다. 알 쿠네 이트라 지역의 바스시(市)가 대상이었는데, 이스라엘 언론은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이후 이스라엘ㆍ이란 사이의 최대 규모 충돌이라고 보도했다.

이란의 대 이스라엘 공격은 지난 8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남쪽 근교 키스웨의 군사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미사일 공습에 따른 보복으로 추정된다. 당시 총 15명이 사망했는데 이들 중 최소 8명은 이란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핵 합의 탈퇴’ 선언 1시간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과 이란은 시리아 내전 속에서 ‘그림자 전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이란군이 ‘대리인’을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 이스라엘군 공격에 나선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사우디도 이란에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이란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재개하면 사우디도 핵무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9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핵 능력을 확보할 경우, 우리도 이와 동등하게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동 지역의 다른 약한 고리에서도 분쟁이 터지고 있다. 현재 아랍에미리트연합(UAE)군이 주둔 중인 예멘의 ‘소코트라섬’ 이 대표 사례다. 아랍연합군 일원인 UAE군은 2015년 3월부터 예멘 내 시아파 후티 반군과의 전투 과정에서 이 섬 전체를 사실상 점유 중이다. 현지 주민들은 최근 UAE가 건설 프로젝트로 섬의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며 반발 시위를 벌이고 있다. 현지 언론은 “지난 8일 UAE와 예멘이 몇몇 차이를 빼고는 합의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후티반군, 나아가 이란 측이 적극 활용할 경우 이 섬을 둘러싼 긴장 국면은 예멘 내전의 또 다른 ‘폭탄’이 될 수도 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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