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조원일 기자

등록 : 2015.06.10 04:40
수정 : 2015.06.10 07:46

검찰 "할 만큼 했다"… 성완종 리스트 수사, 용두사미로 끝나나

등록 : 2015.06.10 04:40
수정 : 2015.06.10 07:46

성완종 전 경남기업 전 회장이 지난 4월 8일 자원외교비리 등 검찰조사와 관련한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국민들께 드리는 호소문을 읽고 있는 모습. 성 전 회장은다음날인 9일 검찰수사에 억울함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뉴시스 자료사진

상반기 정국을 뒤흔든 ‘성완종 리스트’ 사건 수사에 별다른 진척이 없는 가운데 검찰이 출구전략 마련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검찰 주변에선 8일 소환한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 조사를 끝으로 수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하다.

9일 ‘성완종 리스트’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대전지검장) 관계자는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의 조서 내용을 정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수사팀은 전날 오후 1시부터 이날 새벽까지 홍 의원을 상대로 성완종(64ㆍ사망)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대선자금을 받았는지 여부 등을 집중 추궁했으나 구체적인 혐의는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 5시쯤 검찰을 나선 홍 의원은 “(수사팀 관계자가) 마지막으로 조서에 의견을 쓰라고 해서 ‘고 성완종씨의 명복을 빈다. 그러나 메모는 사실이 아닙니다’라고 적었다”며 조사 내용 일부를 밝히는 등 자신감 넘치는 태도를 보였다.

검찰 안팎에서는 홍 의원 조사를 끝으로 성완종 리스트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팀은 리스트 속 남은 인사 중 서면조사로는 의혹 해소가 어려운 경우 소환조사를 검토한다고 밝혔지만 현재로선 추가 소환자가 없을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렇게 되면 리스트 속 8인 가운데 홍준표 경남지사와 이완구 전 총리, 그리고 경남기업 관계자 진술을 바탕으로 수사한 새누리당 대선캠프 관계자 김모(54)씨 등 3인을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수사가 끝나게 된다.

수사팀과 대검찰청 사이에 온도차도 일부 감지된다. 수사팀 관계자는 이날 “수사할 각 부문 별로 아직 여러 가지 변곡점이 있는 상황에서 언제 끝난다고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렵다”며 속단을 경계했다. 하지만 대검은 이미 수사결과 발표 시점을 놓고 장고에 들어간 모습이다. 대검은 일단 “공여자가 사망한 상황에서 일부를 기소한 것만 해도 할 만큼 한 게 아니냐”는 평가가 검찰 내부에서 주를 이루고 있다며 이제 수사를 접을 때라고 판단하고 있다. 물론 대검도 야권을 중심으로 강한 반발이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출구전략 카드가 마땅치 않은 점은 고민이다. 대검 고위 관계자는 “어느 정도 얻어 맞는 것은 이미 감수하고 있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검찰은 2012년 총선 관련 금품수수 단서 포착으로 수사의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판단했으나 법원이 김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급격히 동력이 급감하는 분위기다. 수사팀의 한 검사가 과로로 대상포진에 걸리는 등 두 달 가까이 달려온 수사팀에 쌓인 피로감도 무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검찰 주변에선 중간수사결과 발표일자까지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일부에선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끝나는 10일 이후를 점치며 이르면 이번 주 내에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수사팀은 이날 리스트 의혹과 별개로 성 전 회장의 2007년 특별사면과정에 관여한 박성수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의 서면답변서를 제출 받아 분석 중이다. 2007년 12월 1차 사면대상자 명단에 없던 성 전 회장이 발표 직전 포함되는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누구였는지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이 부분 역시 수사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원일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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