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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견 닮은 어깨통증 “저절로 낫는다는 말은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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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견 닮은 어깨통증 “저절로 낫는다는 말은 잘못”

입력
2017.03.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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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가 관절ㆍ힘줄 이상 탓

동결견ㆍ회전근개파열ㆍ석회성 건염

30대부터 나이 들수록 쉽게 발병

감염ㆍ종양 악화하면 완치 어려워

박진영 네온정형외과 원장은 좋아하는 스포츠 선수들을 치료하기 위해 대학병원 교수직을 과감히 던질 정도로 ‘낭만닥터’다. 하지만 그는 대한견주관절학회 회장을 지내면서 지난해 열린 국내 세계견주관절학회 학술대회를 유치할 정도로 열정적인 의사이기도 하다. 네온정형외과 제공
박진영 네온정형외과 원장은 좋아하는 스포츠 선수들을 치료하기 위해 대학병원 교수직을 과감히 던질 정도로 ‘낭만닥터’다. 하지만 그는 대한견주관절학회 회장을 지내면서 지난해 열린 국내 세계견주관절학회 학술대회를 유치할 정도로 열정적인 의사이기도 하다. 네온정형외과 제공
박진영 네온정형외과 원장. 네온정형외과 제공
박진영 네온정형외과 원장. 네온정형외과 제공

어깨를 하루 300번 이상 회전할 정도로 관절을 많이 쓰고 운동범위도 360도로 넓다. 전 국민의 7%가 어깨질환에 시달리고, 성인의 60%가 심한 어깨통증을 경험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어깨통증은 저절로 낫는다’고 믿으면 어깨질환 치료를 등한시하고 있다.

3월 마지막 주(26~31일)는 대한견주관절학회가 정한 ‘어깨 주간’이다. 국내에서 어깨수술을 가장 많이 시행한 박진영(55) 네온정형외과 원장을 만났다. 박 원장은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스포츠의학 분야를 개척해 온 대표 의사다. 야구 농구 배구 핸드볼 유도 권투 기계체조 등 운동선수들이 어깨수술과 재활치료를 위해 가장 먼저 찾는 의사로 유명하다. 올림픽 국가대표선수단 팀닥터까지 지낼 정도로 스포츠광이기도 하다.

-어깨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은.

“크게 동결견, 회전근개파열, 석회성 건염, 어깨충돌증후군 등 4가지로 나뉩니다. ‘얼어붙은 어깨’란 뜻인 동결견(凍結肩)은 어깨관절을 둘러 싸고 있는 주머니(낭)의 염증(유착성 관절낭염) 때문에 생깁니다. 팔을 머리 위로 잘 올리지 못하게 되죠. 팔을 억지로 올리거나 돌리면 어깨 전체가 자지러지게 아프고 잠을 설칠 정도죠. 50대에 많이 나타난다고 해 오십견(五十肩)이라고 부릅니다.

회전근개(回傳筋蓋)파열은 어깨 관절 주위를 덮고 있는 회전근개(극상근, 극하근, 견갑하근, 소원근) 일부가 찢어진 상태를 말합니다. 4개 힘줄 가운데 제일 위에 있는 극상근의 파열이 가장 많죠. 처음엔 팔을 제대로 들 수 없을 정도로 아프다가 점점 완화됩니다. 어깨를 많이 사용하거나 무리하게 운동하다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40대 전후에 발생해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이 발병하죠.

석회성 건염은 어깨힘줄이나 인대의 퇴행성 손상 부위에 돌같이 딱딱한 칼슘(석회)이 쌓인 병입니다. 외상이나 특정 움직임과 관계없이 통증이 나타납니다. 동결견으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주로 30~50대, 주부나 사무직 종사자에게 많이 생깁니다.

어깨충돌증후군은 어깨를 덮고 있는 견봉(肩峯ㆍ어깨뼈 뒤쪽 끝부분)과 상완골(팔뼈) 사이가 좁아져 어깨를 움직일 때마다 뼈와 근육이 부딪쳐 염증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팔을 들고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어깨를 많이 사용해 어깨힘줄이 퇴행하면서 발생합니다. 팔을 들어 올리거나 돌리면 통증이 생기죠. 조기에 발견해 어깨 사용을 줄이거나 간단한 운동을 하면 치료될 수 있습니다.”

-‘어깨통증은 저절로 낫는다’는 말에 치료를 등한시하는데.

“오십견은 절반 정도가 저절로 낫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절반 정도는 어깨를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면서 아프지만 않게 되죠. 문제는 오십견이 아닐 때입니다. 회전근개파열을 방치하면 힘줄이 점점 파열돼 대부분 다시 봉합하기 어렵게 되죠. 해진 옷을 꿰매기 힘들고 설사 꿰매도 다시 터지는 것과 같습니다. 석회성 건염, 근막통증증후군, 감염이나 종양으로 인한 어깨통증은 치료 시기를 놓쳐 평생 팔을 쓰지 못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어깨통증을 어떻게 치료하나.

“어깨통증은 65%가 어깨관절이나 힘줄에 이상으로 생깁니다. 하지만 어깨질환이라고 모두 수술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상태에 따라 약물ㆍ주사 치료 등 비수술 치료만으로 기능을 대부분 되살릴 수 있죠. 정형외과는 수술과 검사만 하는 곳이 아니라 통증 완화를 위해 비수술적 치료를 원칙으로 합니다. 물론 꼭 필요하다면 수술을 하지요.”

-회전근개파열이 재발되지 않는 수술을 개발했는데.

“이 수술은 지름 4㎜의 작은 관절 내시경을 환부에 집어넣어 끊어진 힘줄을 봉합실로 꿰매 붙인 다음 힘줄을 좀더 촘촘히 봉합하고 힘줄과 근육의 결속력을 극대화합니다. 다리처럼 두 줄로 봉합한다고 해서 ‘회전근개파열 교량형 2열 봉합술’이라고 이름지었죠. 1972년부터 시작된 어깨힘줄 파열 복원수술의 가장 큰 문제가 재파열 위험이었는데 이를 획기적으로 줄였죠. 어깨힘줄이 적게 찢어졌다면 재파열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전체 환자의 95% 이상이 만족했습니다. 이 수술법은 세계적인 정형외과 교과서에도 실렸고, 다른 나라 의사들도 배우러 올 정도입니다.”

-어깨 건강을 위한 팁이 있다면.

“올바른 자세가 어깨통증을 예방합니다. 앞으로 굽은 어깨와 가슴을 펴 둥근 어깨, 거북목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어깨 으쓱, 가슴 쫙’ 운동을 추천합니다. 어깨를 위로 올린 후 가슴이 넓어지게 등 뒤의 양 견갑골(날개뼈) 안쪽이 서로 부딪칠 정도로 모으는 동작이다. 한 번에 5초 이상 자세를 유지해야 견갑골 주위 근육이 강화돼 앉거나 설 때도 좋은 자세를 유지할 수 있죠.”

박 원장은 3년 전 ‘잘나가던’ 교수직(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을 접었다. “올림픽 등에서 국가대표 팀닥터로 활동하려면 한 달 가량 병원을 비우기 예삿일인데 교수직을 유지하면서 좋아하는 일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낭만닥터’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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