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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의 얼굴’ 루푸스 유전자 규명해 맞춤치료 가능성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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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의 얼굴’ 루푸스 유전자 규명해 맞춤치료 가능성 열어

입력
2016.02.01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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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철 한양대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배상철 한양대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전신성 홍반성 낭창(루푸스)은 정확한 발병 원인을 알 수 없고, 증상도 다양해 '천(千)의 얼굴'로 불릴 정도로 치료도 어렵다. 루푸스라는 말은 '늑대'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유래했는데, 얼굴 피부가 늑대에게 물린 것처럼 붉어진다고 해 붙여졌다.

국내 연구진이 이런 루푸스 질환을 일으키는 몸 속 유전자를 대량으로 규명하고, 새로운 약물까지 찾아내 맞춤치료 가능성을 열었다.

배상철 한양대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팀은 미국 오클라호마 의학연구재단(OMRF) 등과 공동으로 유전학 분야 저명 학술지인 '네이처 지네틱스(Nature Genetics)’에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루푸스는 면역체계 이상으로 자기 몸을 스스로 파괴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이 질환은 피부뿐 아니라 관절, 뇌, 콩팥, 심장, 폐 등 우리 몸 모든 부위를 공격하기 때문에 매우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도 심해 치료하지 않으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루푸스의 발병 원인은 환경적인 요인과 함께 다수의 유전자 변이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결과를 보면 연구팀은 한국, 중국, 일본 등지에 사는 1만7,000여명의 루푸스 환자와 정상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10개(GTF2I, DEF6, IL12B, TCF7, TERT, CD226, PCNXL3, RASGRP1, SYNGR1, SIGLEC6)의 새로운 유전자 변이를 찾아냈다.

또 기존에 보고된 루푸스 원인 유전자 46개의 유전변이에서 질병 연관성을 재확인하고, 질병 발병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기능성 유전변이도 확인했다.

배 교수는 “오랜 기간에 걸쳐 밝혀진 루푸스 유전자 수가 46개라는 점을 고려할 때, 다수의 루푸스 유전자를 동시 발견한 이번 연구는 루푸스 유전성의 많은 부분을 설명할 수 있게 되어 그 의미가 크다”고 했다.

새롭게 규명한 루푸스 유전자 10개의 활성을 조절할 수 있는 치료약물 56개를 새로 밝혀낸 것도 이번 연구성과의 하나다.

이들 약물에는 혈액암의 하나인 만성골수성백혈병(CML) 치료에 쓰이는 글리벡(성분명 이마티닙)도 들어 있다. 글리벡은 발굴된 10개의 유전자 변이 중 'GTF2I' 유전자의 활성을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기존 치료약물을 다른 질환 치료에 이용하는 '약물 리포지셔닝(drug repositioning)’ 개념을 루푸스에 적용하면 특정 유전자에 효과적인 약물을 조기에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배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 인종에서 얻어낸 것이어서 향후 한국인 루푸스 환자의 맞춤치료에 응용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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