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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유채꽃과 바다에 숨겨진 동백의 섬, 제주의 아픈 역사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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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유채꽃과 바다에 숨겨진 동백의 섬, 제주의 아픈 역사를 만나다

입력
2018.03.3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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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꽃과 바다가 있는 힐링의 섬. 피로 물든 역사가 묻힌 동백의 섬. 지금, 4ㆍ3을 만나러 제주로 간다.

■ 제주 4ㆍ3 평화공원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 제주 4ㆍ3이 뭔지 몰랐어

다들 나랑 비슷하다면, 첫 코스로는 평화공원이 좋을 것 같아.

제주 4ㆍ3은 공식적으로 이런 의미라는데

줄여서 말하자면

미군정이 남한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하는 세력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

이 정도가 되지 않을까?

평화공원에서는 7년 동안 3만 여명이 희생당한

끔찍한 학살의 증거를 확인할 수 있어

낮에는 군경이 찾아와 총질을 하고

밤에는 공비들이 찾아와 죽창으로 찌르고

당시 사람들이 느꼈을 공포를 우리가 감히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 관덕정

구제주의 중심인 관덕정

사실 이곳이야말로 4ㆍ3이 시작된 곳이야

1947년 3월 1일, 전국적으로 3.1절 기념대회가 열렸어.

시위대가 관덕정 근처를 지날 즈음

기마경찰의 말발굽에 어린아이가 치어 다친 거야.

아이를 그냥 두고 가자 화가 난 군중들이 돌을 던지며 항의했고

경찰이 쏜 총에 6명이 맞아 사망했대

당시 경찰과 군인들은

제주도를 '빨갱이 섬'이라 부르며 사람들을 붙잡아갔대

1948년 4월 3일, 이에 항의하는 도민들이 경찰서를 습격하면서

4ㆍ3이 시작된 거야

■ 북촌리 (북촌초등학교, 당팟, 너븐숭이 애기무덤)

함덕해수욕장 근처인 이곳 북촌리는

500여 명이 희생된 4ㆍ3 당시 최대 피해 마을이야.

현기영의 소설 '순이 삼촌'의 배경지기도 하고.

당시 군경이 주민들을 불러 모았던 북촌국민학교와

1차 학살지인 당팟과 너븐숭이가 있지

당시 엄마 품에서 함께 죽어간 어린아이들을 임시 매장한

애기무덤도 볼 수 있었어

잔디나 장식이 없어서 그런지

더 참혹하고 마음이 아프더라

■ 제주 국제공항 (정뜨르비행장)

당시 미군정과 토벌대들은

수많은 사람들을 비행장으로 끌어와서는

그 앞에 세워서 총을 쏴서 학살했다고 해

10년 전에 활주로 아래 땅을 파 보았는데

약 400여 명의 유골이 발견됐대

그 동안 수없이 들렀던 제주공항 아래

수많은 사람들이 잠들어 있었다니 충격이었어

■ 정방폭포

쏟아지는 폭포가 참 멋있지?

유명한 관광지인 이곳 정방폭포는

70년 전, 주민들이 매일 총살당한 곳이라고 해

산처럼 쌓여 있는 시신을 헤집으며

가족을 찾아 다닌 유족들의 심정은 어땠을까..

■ 잃어버린 마을 '곤을동'

4ㆍ3때 마을 전체가 불타서 지금은 터만 남아있는 마을이 있대.

이제는 지도에서도 지워진 곤을동에는

무너진 돌담만 쓸쓸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어

■ 동백동산 (도툴굴 & 목시물굴)

람사르 습지인 '먼물깍' 보러 갔던 동백동산.

여기도 4ㆍ3 유적지였다니.

이곳은 군경을 피해 도망친 선흘리 주민들의 은신처였대.

군인들은 마을에 남아 있던 노인을 위협해 이곳을 알아냈고

이튿날 목시물굴까지 찾아내 주민들을 모두 학살했어

학살한 시체 위에 불을 질러 시신도 수습할 수 없게 했다고 해.

평화롭게만 보이는 아름다운 섬, 제주의 아픈 역사를 마주하러

우리, 같이 제주에 가 보지 않을래?

박고은PD rhdm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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