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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 팬들이 야유하며 던진 물병, 태연하게 받아 마신 이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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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 팬들이 야유하며 던진 물병, 태연하게 받아 마신 이상호

입력
2017.08.13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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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이상호(가운데 8번)가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 원정에서 공을 다투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FC서울 이상호(가운데 8번)가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 원정에서 공을 다투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82번째 ‘슈퍼매치’의 주인공은 FC서울 공격수 이상호(30)였다.

서울은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 26라운드 원정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후반 16분 수원의 자책골이 결승골이 됐다. 수원 수비수 곽광선(31)이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걷어낸다는 게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서울은 올 시즌 세 번 수원과 만나 2승1무로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역대 슈퍼매치 전적도 32승20무30패(수원 우세)로 더욱 팽팽해졌다. 수원은 믿었던 공격수 조나탄(27)이 부상으로 중도 교체된 게 뼈아팠다.

이날 가장 주목 받은 선수는 서울 이상호였다. 그는 선발로 나서 후반 45분까지 경기를 소화한 후 교체됐다.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공격 2선에서 제 몫을 해내며 수원의 수비진들을 괴롭혔다. 황선홍(49) 서울 감독도 경기 후 “이상호의 플레이에 100% 만족한다. 내가 원하는 모습이다”라고 칭찬했다.

이상호는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7년간 활약했던 수원을 떠나 서울로 옮겼다. K리그 최대 라이벌 간 이적은 흔치 않은 일이라 화제를 모았다. 특히 수원 팬들은 이상호에게 큰 배신감을 느꼈다. 그는 지난 3월 5일 클래식 개막전으로 치러진 수원과 홈경기에서 서울 유니폼을 입고 데뷔골을 넣으며 1-1 무승부를 이끌었다. 이후 6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두 번째 격돌 때는 출전하지 않았다. 이날 슈퍼매치를 통해 서울 이적 후 처음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예상대로 수원 팬들은 이상호에게 야유를 퍼부었다.

그는 경기 후 수원 팬 응원석으로 향해 인사를 했다. 하지만 일부 팬들은 물병을 던지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이상호는 그라운드로 떨어진 물병을 집어 들어 물을 마시면서 애써 태연한 척을 했다. 그는 “야유가 나올 것을 예상했다. 그래도 인사하는 것이 도리라 생각했다. 마침 목이 말라 시원하게 물을 마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계속 경기장에서 봐야 하기 때문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 다음 슈퍼매치에서는 꼭 골을 넣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골을 넣더라도 세리머니는 하지 않을 생각이다. 이상호는 “수원에서 계속 뛰었기에 자제하는 것이 매너다. 만약 오늘 골을 넣었더라도 세리머니는 하지 않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슈퍼매치가 K리그 최고 ‘흥행 보증수표’라는 말이 무색하게 이날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2만6,000여 명의 관중만 들어왔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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