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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이라인보다 스카이라인… 자동차는 나에게 치유이자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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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이라인보다 스카이라인… 자동차는 나에게 치유이자 행복입니다

입력
2017.03.2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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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스카이라인이 좋아 최근 스카이라인을 소제로 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까지 론칭한 박보람 씨. 사진 본인 제공
닛산 스카이라인이 좋아 최근 스카이라인을 소제로 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까지 론칭한 박보람 씨. 사진 본인 제공

- 자동차가 그렇게 좋아요?

“네. 그런데 모든 차를 좋아하는 건 아니에요. 저에게 최고의 차는 스카이라인뿐입니다.”

닛산 스카이라인은 국내에선 생소하지만, 일본과 미국, 유럽 등에선 자동차 애호가들이 ‘드림카’로 꼽는 차다. 이 차는 1957년 일본의 프린스 자동차 공업에서 만든 스카이라인 시리즈에서 비롯됐다. 당시 스카이라인은 자동차 경주에서 포르쉐를 압도하는 등 명성을 떨쳤다. 1966년 닛산은 프린스 자동차 공업을 흡수 합병하고 이듬해 스카이라인 GT-R이란 고성능 차를 내놓았다.

GT-R은 수많은 자동차 경주에서 연승을 이어 가며 ‘불패신화’라는 아호를 얻었다. 만화 ‘이니셜 D’에서 나이트 키즈의 리더인 나카자토 타케시의 차도, 영화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서 브라이언 오코너(폴 워커)가 끌고 나온 차도 바로 GT-R이다.

현재 드라이빙 인스트럭터로 활동 중인 박보람 씨가 스카이라인에 홀린 이유도 어렸을 때 봤던 애니메이션 ‘이니셜 D’ 때문이다. 애니메이션 속 8세대 스카이라인 R32 GT-R은 특유의 박진감으로 어린 소녀의 마음을 앗아갔다. 당시 캐나다에서 유학 중이었던 그녀는 만 16세가 되자마자 운전면허를 따고 꿈에 그렸던 R32 GT-R의 운전대를 잡았다.

성인이 되고 귀국한 후에도 스카이라인을 향한 박 씨의 순애보는 계속됐다. 그녀는 지금도 8세대 스카이라인 R32 GTS-T를 타고 있다. 2.5ℓ 싱글터보 엔진이 탑재된 GTS-T는 네바퀴굴림인 GT-R과 달리 뒷바퀴굴림으로 움직인다.

박보람 씨(가운데)와 '스카이라인 신디케이트' 운영을 함께 하고 있는 동료들
박보람 씨(가운데)와 '스카이라인 신디케이트' 운영을 함께 하고 있는 동료들

박 씨는 최근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스카이라인을 운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스카이라인을 언제나 몸에 지니고 싶어 옷이나 액세서리 등을 찾아봤지만 성에 차지 않았다. 그래서 직접 디자인해 만들다 미국인 친구들과 함께 ‘스카이라인 신디케이트’라는 브랜드를 론칭하기에 이르렀다.

'스카이라인 신디케이트'의 모델로 직접 나선 박보람 씨. 그녀의 일상적인 의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스카이라인 신디케이트'의 모델로 직접 나선 박보람 씨. 그녀의 일상적인 의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은 현재 스카이라인을 소제로 티셔츠와 열쇠고리, 스티커, 스냅백 등을 제작해 판매 중이다. 국내에는 수요가 적어 주로 미국에 내다 팔고 있다. 제품 대부분을 한국에서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하다 보니 사업 초기엔 제작 기간과 배송에 있어 많은 시행착오도 겪었다. 지금은 미국과 일본, 심지어 닛산에서도 제품 문의가 이어질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박 씨는 ‘스카이라인 신디케이트’를 통해 많은 사람이 스카이라인이라는 차를 접하고 공유하길 원한다. 그중에서도 닛산의 이름을 달고 처음 나온 스카이라인 시리즈인 C10(하코스카)과 지금도 ‘살아있는 전설’로 남은 R32·R33·R34에 애착이 깊다. 닛산은 2001년 스카이라인과 GT-R을 분리하고 스카이라인 섀시 코드에 더는 ‘R’을 붙이지 않았다. 이후에 나온 스카이라인은 일본을 제외한 국가에서 인피니티 브랜드로 판매 중이다.

박보람 씨(왼쪽)와 배우 코디 워커(오른쪽). 폴 워커의 동생인 코디 워커는 '스카이라인 신디케이트' 론칭에 큰 도움을 주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박보람 씨(왼쪽)와 배우 코디 워커(오른쪽). 폴 워커의 동생인 코디 워커는 '스카이라인 신디케이트' 론칭에 큰 도움을 주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박 씨에게 처음 했던 질문을 다시 했다. “차가 그렇게 좋아요? 왜 좋아요?” 그러자 그녀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에게 차는 치유와 행복입니다. 시동을 걸고 운전대를 잡는 동시에 힘들고 슬픈 일들을 잊게 돼요. 제 차를 멀리서 바라만 봐도 마냥 행복합니다.” 그녀에게 행복은 멀리 있어 보이지 않았다.

조두현 기자 joe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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