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소라 기자

등록 : 2017.07.18 04:40
수정 : 2017.07.18 14:21

[까칠한 Talk] 신정환 컴백 불가론, 가혹한걸까

등록 : 2017.07.18 04:40
수정 : 2017.07.18 14:21

방송인 신정환은 두 차례 불법도박을 한 사실이 적발되면서 시청자의 신뢰를 잃었다. 2010년 두 번째로 적발됐을 때는 "뎅기열에 걸렸다"는 거짓말을 해 더욱 비난을 샀다. 코엔스타즈 제공

쉽지 않다. 거듭된 사과에도 여론은 싸늘하다. 2010년 8월 원정도박 사건 이후 7년 만에 대중 앞에 서기로 한 방송인 신정환.

그가 9월 방영 예정인 Mnet 새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방송에 출연할 자격이 없다”는 질타가 쏟아졌다. 신정환은 지난 12일 자신의 팬카페에다 “곧 태어날 제 아이에게 다시 일어나 성실하게 살았던 아빠로 기억되고 싶다”는 내용의 간절한 글을 남겼지만,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에는 힘겨워 보인다.

원정도박에 대해서는 2011년 징역 8개월을 선고받고, 수감 6개월 만인 그 해 12월 가석방되는 것으로 죗값을 치렀다. 그러나 ‘뎅기열 거짓말’로 인한 ‘양심의 죄’는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다. ‘뎅기열 거짓말’이란 원정도박 인한 처벌을 피하려 ‘뎅기열 증세로 필리핀 병원에 입원했다’는 주장과 함께 증거사진까지 공개한 일을 말한다. 거짓말은 곧바로 들통났고 다섯 달 동안 홍콩, 네팔 등을 도망다녔다.

가석방 뒤 신정환은 싱가포르에서 아이스크림 가게를 운영하며 사업가로 지냈고, 2014년 일반인 여성과 결혼해 다음달 출산을 앞두고 있다. 복귀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돌린 그는 지난 4월 코엔스타즈와 전속계약을 맺고 새 프로그램 출연을 결심했다. 신정환의 컴백, 어떻게 봐야 할까.

라제기 기자(이하 라)=“신정환은 2~3년 전부터 국내 활동을 모색해왔는데, 계속 뜬구름만 잡았다. 복귀할 발판을 다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대중의 반대는 여전히 거세다.”

이소라 기자(이하 이)=“도의적인 책임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여느 불법도박 혐의 연예인들과는 다르다. 뎅기열 거짓말의 충격이 컸다. 소비자가 싫다는데, 억지로 물건을 공급하나.”

양승준 기자(이하 양)=“다른 불법도박 혐의 연예인과 달라서 7년을 쉬었다고 생각한다. 이수근, 김용만, 탁재훈은 2~3년 만에 돌아왔다. 7년이면 거짓말을 한 죗값까지 어느 정도 치렀다고 볼 수 있다. 복귀에 대한 거부감은 물의를 빚은 다른 연예인도 다 겪은 일이다.”

김표향 기자(이하 김)=“비호감 이미지는 오히려 감소한 것 같다. 3년 만에 복귀한 이수근은 방송인 강호동과 엮여 나오는 방식으로, 매를 안 맞으려는 전략이 엿보였다. 신정환은 흥망을 예측하기 어려운 새 프로그램을 택했다. 시기도, 방식도 나름대로는 진정성을 갖추려고 했다는 점이 보인다.”

이=“이수근, 김용만은 원래 남을 깎아 내리는 개그를 하는 편이 아니었다. 반면 신정환은 위험 수위가 높은 개그를 구사하는 ‘독한’ 이미지라 사과해도 대중이 진정성을 느끼지 못했다. 2002년 병역기피 논란에 휘말린 유승준만 봐도 대중을 실망하게 한 대가로 지금까지 책임을 지고 있지 않은가.”

양=“유승준과 신정환의 사례는 다르다. 유승준은 병역 문제로 남성들에게 사회적 상실감을 많이 줬다. 신정환은 거짓말로 불쾌감을 안기긴 했지만, 사회적 시스템을 뭉개거나 대중에게 자괴감을 주진 않았다.”

2011년 11월 해외 원정도박으로 도피생활을 하던 방송인 신정환이 귀국해 서울지방경찰청에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주성기자 poem@hankookilbo.com

라=“단순 비교했을 때, 형평성으로 따지면 신정환은 복귀할 시기가 됐다고 본다. 그런데 신정환이 방송에 나와 예전같이 신랄한 개그를 펼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기존의 개그 코드가 지금은 위험할 수 있다. 이를테면 ‘머리가 크다’는 발언 하나로도 비하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 대중의 사회적 관념이 성숙해져 당시엔 개그로 받아들여지던 것들이 이제는 통용되지 않을 수 있다.”

양=“부담감을 이겨낼 지가 관건이다. 탈세 의혹으로 잠정 은퇴한 강호동도 복귀 후 한동안 지지부진했다. 과거엔 자신을 중심으로 패널들을 힘 있게 끌어가다가, 복귀 후 위축된 모습을 보이면서 재미도 반감됐다.”

이=“김용만은 인간적인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택했고, 푸근한 이미지를 계속 끌고 가면서 긍정적인 여론을 형성했다. 신정환 캐릭터의 특성상 대중의 호감을 얻기엔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라=“종합편성채널이 출범을 안 했으면 신정환의 복귀가 가능했을까 싶다. 케이블이 방송 채널을 점점 주도하고 대부분 콘텐츠가 선정적으로 변하면서 신정환 같은 연예인에게도 기회가 열렸다.”

이=“신정환을 무리해서 투입하는 게 케이블 쪽의 전형적인 노이즈 마케팅 전략으로 밖엔 안 보인다.”

김=“제작진은 해당 방송이 어떤 내용인지, 왜 신정환을 캐스팅했는지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관련 설명은 전부 신정환과 소속사에다 미뤄두고 있다. 신정환을 심판대 위에 세워놓고 제작진은 책임을 회피한 셈이다. 노이즈 마케팅의 이득만 누리려 한다.”

이=“맞다. 왜 신정환이어야 하는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납득할만한 근거나 설명을 제시하지 않으니 제작진이 혼란을 더 부채질하는 것 같다.”

양=“물의 연예인의 복귀에 관련해 정확한 기준이 없다. 방송사 간 통용되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집행유예 기간에 따라 방송 출연금지 기간을 정하는 등 틀에 맞춰 적용하면 받아들이는 입장도 좀 더 편해질 수 있다.”

김=“기준을 세우기가 모호하다. 음주운전만 해도 상황과 사고 강도가 제각각이고, 초범이나 재범이냐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자숙 기간을 정할 수도 없다. 결국 자의적 판단에 맡겨야 하는데, 이를 방송사나 시청자 모두가 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지금으로선 대중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다.”

라제기 기자 wenders@hankookilbo.com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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