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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성, 국민연금 인사 개입했나 단순 권유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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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성, 국민연금 인사 개입했나 단순 권유했나

입력
2018.07.06 18:00
수정
2018.07.06 18:5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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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운용본부장 탈락자 폭로 놓고 갑론을박

김성주 이사장 “청와대 개입 없었다”

야당 “정부가 원칙 어긴 셈” 비난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단순 권유였을까, 인사 개입이었을까.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최종 후보에 올랐다 탈락한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대표의 폭로성 발언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곽 전 대표에게 “기금운용본부장 자리에 지원해보라”고 권유했다는 것은 양쪽 모두 인정하는 ‘팩트’다. 과연 이 권유가 ‘입김’이 작용하지 않는 단순한 권유였는지, 아니면 사실상 내정을 염두에 둔 인사 개입이었는지 상반된 해석들이 나온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6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기금운용본부장 공모 전후로) 장 실장에게 곽 전 대표에 대한 얘기를 들은 일이 없다”며 “청와대의 인사개입이나 코드인사는 없었다”고 밝혔다. 곽 전 대표가 장 실장의 지원 권유를 사실상 내정으로 받아들였다는 데 대한 반박이다. 앞서 전날 청와대도 “지원 권유를 하는 전화를 한 것은 맞지만 자리를 보장한 것은 아니다”고 같은 취지의 해명을 했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단순 권유 자체를 문제 삼을 수 있을까. 야당 등 일각에서는 사전 교류 만으로도 공모 절차의 공정성이 훼손됐다고 비판한다.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은 “청와대의 책임 있는 인사가 공고가 나가기 전 전화를 걸었다는 것 자체로 다른 후보들은 들러리가 된 것”이라며 “기회의 평등과 공정한 과정을 기치로 내세웠던 정부 스스로 원칙을 어긴 셈”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최종 3인 후보 중 곽 전 대표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난 것을 볼 때 직간접적으로 이런 분위기가 전달됐을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정부 한 고위 인사는 “우수한 인력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기피를 하는 상황에서 이리저리 추천을 받아 괜찮은 인력이 지원하도록 한 건데 뭐가 문제가 되느냐”고 했다. ‘지원 권유 = 개입’으로 보는 건 무리라는 것이다. 특히 사전 내정을 통해 권유를 한 거라면 오랜 인사검증을 거쳐 탈락을 시키지는 않았을 거라는 얘기도 나온다. 김 이사장 역시 “청와대 유력인사가 추천한 곽 전 대표가 7대 인사 검증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게 현 정부의 인사시스템의 정확함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고 했다.

하지만 기금운용본부장 최종후보자에 대한 인사검증이 한창 진행 중이던 4월, 인사권자인 김 이사장이 곽 전 대표를 만나 향후 운영 방향성이나 해외 출장 일정에 대해 언급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기금운용본부장 자리가 중요한 만큼 3인을 모두 만나 대화를 나눠보려 했는데, 곽 전 대표가 서류나 면접 모두 월등히 점수가 높아 먼저 만난 것일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설득력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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