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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당 2400원~3000원, 만화책 외부 반출 금지… 만화방→도서 대여점 거쳐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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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당 2400원~3000원, 만화책 외부 반출 금지… 만화방→도서 대여점 거쳐 진화

입력
2015.03.03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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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방, 도서 대여점, 만화카페는 모두 만화를 빌려 보는 곳이라는 점에서 같지만 운영방식과 성장 배경은 전혀 다르다. 만화업계의 성장과 함께 발전한 것이다.

1960년대부터 80년대 초까지 성행했던 만화방, 일명 대본소는 온전히 대여용으로 제작된 만화를 빌려보던 곳이다. 단행본 출판만화 시장은 작았다. 하지만 만화가와 출판사는 전국 동네마다 자리잡은 만화방에 ‘대본소 만화’를 공급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수익을 냈다. 독자들은 빠른 속도로 만화를 소비했고 자연스레 비슷한 만화의 재생산과 표절 만화가 넘쳐났다. 만화의 질은 그다지 높지 않았지만 만화업계가 성장할 수 있었던 시기다.

이후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대본소를 대체한 도서 대여점은 이름과는 달리 사실상 만화 대여점이었다. 만화업계의 중심이 대본소 만화에서 잡지 만화로 옮겨가면서 잡지에 연재된 만화를 출판한 단행본을 빌려주는 대여점이 생긴 것이다. 대본소 만화가들은 청소년층을 잡지만화와 도서 대여점에 빼앗긴 후 19금 만화를 그려 성인들을 공략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이렇게 해서 성인만화가 독자적인 시장을 형성했고 지금도 스포츠신문이나 e북 서비스를 통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출판만화 역시 디지털화의 여파를 피할 수 없었다. 2000년대 들어 출판만화를 스캔한 파일이 온라인에서 돌아다니고 웹툰이 등장하면서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도서 대여점도 자연스레 위기에 몰렸다. 판타지와 무협 등 장르소설, 비디오와 DVD 등 영상물을 함께 취급하는 방식으로 명맥을 이어갔지만 이 역시 악화한 시장상황에서 대안이 되지는 못했다. 일부 대여점들이 최신 만화책을 구입해 짧게 대여한 후 반품해버리는 궁여지책을 쓰자 만화가들은 대여점 반대 운동을 전개하는 등 극심한 갈등을 겪기도 했다.

만화카페를 ‘만화방의 부활’이라고 부르는 것은 도서 대여점과 달리 만화책의 외부 반출을 금지하고 대신 시간당 이용료를 내고 자유롭게 소장 만화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화업계에서는 만화카페 역시 출판만화와 갈등을 겪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과거 만화방처럼 대여용 만화와 출판용 만화가 구분되던 시절이 아닌 현재의 만화카페는 출판 만화를 구입해 보게 하는 곳이어서 그만큼 만화가의 인세 수입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서찬휘 칼럼니스트는 “만화카페는 만화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다양한 만화를 소개하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면서도 “숫자가 많아지면 도서 대여점처럼 만화가들의 문제제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음 화 미리보기’나 ‘웹툰 광고’ 등으로 창작자의 저작료를 보장하는 것에 어느 정도 성공한 웹툰처럼 만화가의 수익 보장이 만화카페의 확산에 관건이 될 수 있다.

인현우기자 inhy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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