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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구의 동시동심] 신 어벤저스

입력
2017.03.03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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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저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2015년에 공개된 미국의 슈퍼히어로 영화로, 마블 코믹스의 동명의 슈퍼히어로 팀 만화가 원작이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세계관을 공유하는 마블 슈퍼히어로 영화들의 크로스오버 작품인 ‘어벤저스’의 후속작이다. 2014년 3월 대한민국 서울 마포대교와 의왕에서 일부 장면이 촬영되었다. 이상은 위키백과에 나온 설명이다. 이 영화를 나도 보긴 했는데, 내 취향 탓인지 그다지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촬영했다고 해서 관심을 끌었는데, 마포대교와 한글 간판이 즐비한 골목에서 벌어진 액션 장면이 기억난다.

그때 ‘어벤저스’를 찍은 슈퍼히어로들이 돌아가지 않고 헐크는 방앗간에서 쌀자루를 나르고 있고, 아이언맨은 자동차 정비소에서 “차 똥구멍까지” 샅샅이 살피고 있다. 이런! 스파이더맨도 특기를 살려 택배 상자를 들고 아파트 30층을 오르내리고 산동네 골목을 구석구석 누비고 다니는구나. 섹시하고 여러 외국어에 능통한 블랙위도와 활쏘기의 달인인 호크아이, 헐크 못지않은 괴력의 소유자 토르는 일자리를 못 찾아 인력시장에 모여들었네. 역시 한국은 달라. 스펙이 최고여도, 코너링이 좋거나 이름이 좋은 금수저에겐 못 당한다니까. 축구 중계를 보며 먹으려고 통닭에 맥주를 시켰더니 캡틴아메리카가 번개같이 달려왔네. ‘신 어벤저스: 체험 삶의 현장’ 편을 촬영하고 있구나.

박해정의 동시 ‘신 어벤저스’는 영웅의 개념을 뒤집어 이 땅의 땀 흘려 일하는 사람 한 명 한 명을 슈퍼히어로로 등장시킨다. 신나게 박수를 쳐 줘야 할 것 같은데, 박수 대신 울컥 콧등이 시큰해진다.

김이구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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