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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돌이 방사 1년… 돌고래 25마리 또 들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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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돌이 방사 1년… 돌고래 25마리 또 들여 왔다

입력
2014.07.1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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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씨월드·제2롯데월드 등서 수입

돌고래 쇼 대신 체험시설로 운영

환경단체 "반생태적 행위 여전"

남방큰돌고래 ‘제돌이’가 제주 바다로 돌아간 지 18일로 꼭 1년이 됐다. 사진은 지난해 과천 서울동물원 수족관에서 야생 적응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신상순기자 ssshin@hk.co.kr
남방큰돌고래 ‘제돌이’가 제주 바다로 돌아간 지 18일로 꼭 1년이 됐다. 사진은 지난해 과천 서울동물원 수족관에서 야생 적응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신상순기자 ssshin@hk.co.kr

지난달 17일 제주 서귀포 마린파크. 이날 동물자유연대가 촬영한 동영상에는 걸그룹의 흥겨운 노래가 흘러나오는 수족관에서 멸종위기종인 큰돌고래가 낯선 관람객들의 손길에 몸을 내맡기고 있었다. 아이들을 포함한 관람객 5,6명은 60㎝ 깊이의 얕은 수조에 발을 담그고 신기한 듯 연신 돌고래를 쓰다듬었다.

40~50분간의 체험 시간이 끝나자 돌고래는 포상의 의미로 조련사가 던져준 죽은 고등어 토막을 냉큼 받아먹었다. 돌고래는 원래 죽은 물고기를 먹지 않지만 야생에서 포획된 뒤 수족관으로 팔려오기 전 훈육과정을 통해 이런 습성이 길러졌다. 이곳의 체험 프로그램은 매일 5,6회 진행된다. 동물자유연대 김영환 활동가는 “돌고래는 야생에서 시속 80㎞로 움직이는 굉장히 활동적인 동물”이라며 “가만히 있는 자세는 물론이고 수족관의 소음, 사람에게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것 등은 돌고래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라고 말했다.

서울대공원의 남방큰돌고래 ‘제돌이’가 제주 바다로 돌아간 지 18일로 꼭 1년이 됐지만 그의 친구들은 여전히 ‘비좁은 감옥’인 수족관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돌이의 방류는 아시아 국가 최초의 상징적 사건으로, 동물보호에 대한 한국의 이미지를 높였지만 그때뿐이었다.

17일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와 환경보건시민센터가 펴낸 ‘고래류 자연방사와 사육실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제돌이 자연 방사 전후로 수입된 고래류는 25마리(큰돌고래 18마리ㆍ흰고래 7마리)에 달한다. 기존 전국 9개 수족관에서 사육 중이었던 돌고래가 26마리였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1년간 100% 가량 새로 수입된 셈이다.

돌고래를 가장 많이 수입한 곳은 큰돌고래 16마리, 흰고래 4마리를 들여와 지난달 개장한 거제 씨월드다. 제2롯데월드(흰고래 3마리), 제주 퍼시픽랜드(큰돌고래 2마리)가 그 뒤를 이었다.

수족관들은 제돌이를 계기로 거부감이 커진 돌고래 쇼 대신 상대적으로 반감이 적은 돌고래 체험시설을 늘리면서 오히려 돌고래 수입이 크게 늘었다. 지자체 입장에서도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돌고래 체험시설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수족관 돌고래의 삶은 순탄치 않다. ▦음악ㆍ관객들의 웅성거림ㆍ정수시설 모터소리 등 각종 소음 ▦좁은 수조 ▦사회적 관계 단절 등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짧은 생을 마감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족관에서 사육된 고래류 71마리 중 15마리(21%)가 폐사했다. 올해 3월에도 울산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에서 태어난 새끼 돌고래가 3일만에 죽는 등 수족관 돌고래의 평균 수명은 자연수명(30~50년)보다 매우 짧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은 “제돌이 방사 후 우리나라에 대해 친환경 이미지가 쌓였고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크게 높아졌는데 지자체와 기업들이 이러한 추세와는 반대로 돌고래 수입을 늘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뉴스A/S▶돌고래 '제돌이'에 대해 잘 모르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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