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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소리만 들어도 가슴 벌렁벌렁하고 소화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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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소리만 들어도 가슴 벌렁벌렁하고 소화 안 돼요"

입력
2017.11.1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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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충격으로 트라우마 호소…약국 청심환·두통약 수요 늘어

이재민 대피소 3곳에서 재난심리상담 지원

17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대성아파트에서 한 주민이 짐을 빼내 트럭에 싣고 있다. 이 아파트는 지난 15일 발생한 규모 5.4 지진으로 외벽이 부서지는 등 큰 피해가 났다.연합뉴스
17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대성아파트에서 한 주민이 짐을 빼내 트럭에 싣고 있다. 이 아파트는 지난 15일 발생한 규모 5.4 지진으로 외벽이 부서지는 등 큰 피해가 났다.연합뉴스

"지진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벌렁벌렁하고 소화가 안 돼요."

18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흥해실내체육관에서 만난 이재민 김옥순(65)씨는 이같이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17일 새벽에는 규모 2.1 여진에 실내체육관이 조금 흔들리자 잠을 자다가 주민이 놀라 한꺼번에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고 한다.

나흘 전 엄청난 강진에 따른 충격에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트라우마를 보이는 것이다.

흥해실내체육관과 대도중학교, 항도초등학교 3개 대피소에 마련한 임시 진료소에는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아프다는 증상을 호소하며 약을 타가는 주민이 적지 않다.

대피소 의료진은 "머리가 아프다거나 놀라서 소화가 안 된다는 분들께 약을 처방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 시내 약국에도 진통제나 청심환을 찾는 시민이 부쩍 늘었다.

북구 용흥동에 사는 한 40대 주부는 "바람에 창문이 흔들리거나 심지어 핸드폰 진동 소리에도 깜짝 놀라고 잠도 잘 오지 않는다"며 "여진 공포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 있는 것 같다"고 불안해했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지난 16일 오후부터 대피소 현장에서 재난 심리 상담에 나섰다.

국립부곡병원, 경북도 정신건강복지센터, 포항시 남구·북구보건소가 함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간호사, 심리상담사 등으로 재난심리지원 3개팀을 구성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정신 상담을 해준다.

애초 5곳에서 상담활동을 시작했다가 17일 상담 장소를 임시 진료소가 있는 3개 대피소로 압축했다.

포항시 남구·북구보건소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는 방문 상담도 하고 정신건강 핫라인(☎ 1577-0199)으로 24시간 전화상담 서비스도 한다.

하루 동안 대피소 상담소를 찾은 인원은 40여명이나 이번 지진 충격으로 미뤄볼 때 앞으로 상담 수요는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경주 지진 때는 대피소를 운영하지 않아 가정방문 형태로 1차 상담 12일 동안 2천700여명이 상담받았다.

포항 북구보건소 관계자는 "불안과 불편 때문에 주민이 심리적으로 더욱 힘들어 하는 것 같다"며 "심리상담뿐 아니라 겨울철 호흡기 질환이나 감염병 관리에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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