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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이탈리아 개헌투표ㆍ오스트리아 대선… ‘반EU’ 기세 이어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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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이탈리아 개헌투표ㆍ오스트리아 대선… ‘반EU’ 기세 이어가나

입력
2016.12.04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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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의 가면을 쓴 한 이탈리아 시민이 2일 피렌체에서 열린 국민투표 찬성 집회에서 ‘찬성(Si)’이라 쓰인 피켓을 들어올리고 있다. 피렌체=ANSA AP 연합뉴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의 가면을 쓴 한 이탈리아 시민이 2일 피렌체에서 열린 국민투표 찬성 집회에서 ‘찬성(Si)’이라 쓰인 피켓을 들어올리고 있다. 피렌체=ANSA AP 연합뉴스

이탈리아의 개헌안 국민투표와 오스트리아 대선 결선 재선거가 같은 날 진행된다. 서구 언론은 서로 다른 두 나라의 투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럽연합(EU)을 지키려는 주류 정치권과 유럽회의주의(반EU) 성향의 포퓰리즘 정당이 맞붙는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에서는 마테오 렌치 총리가 총리직을 걸고 밀어붙이는 상원 축소 개헌안 국민투표가 4일(현지시간) 진행된다. 개헌안은 병렬 관계인 상원과 하원 중 상원을 축소하고 입법권한을 하원에 집중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상원과 하원이 잇따라 거부권을 행사해 의안 통과를 지연시키는 정치행태를 타파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대부분의 입법권을 하원으로 넘기는 개헌안을 마련했다. 개헌안이 통과되면 상원의 선출방식은 선거 대신 각 지역의회와 시장의 추천제로 바뀌며 규모도 315명에서 100명으로 줄게 된다.

개헌안도 중요하지만 서구 언론은 개헌안 통과에 자신의 총리직을 건 렌치 총리의 운명에 더 주목하고 있다. 렌치 총리의 사퇴는 EU 붕괴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국민들은 이번 개헌안 국민투표를 렌치 총리에 대한 불신임 투표로 전환하려 하고 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개헌 반대가 찬성을 5%포인트 남짓 앞서고 있다.

렌치 총리가 사퇴하면 차기 집권당으로는 2009년 창당한 신흥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오성운동은 올해 초 지방선거에서 로마와 토리노시장선거를 승리했고 렌치 총리의 민주당과 대등한 지지율을 얻으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베페 그릴로 오성운동 대표는 유로존을 탈퇴하고 이탈리아 리라화(貨)로 복귀, 심지어는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처럼 이탈릭시트(이탈리아의 EU탈퇴) 국민투표 제안까지 꿈꾸고 있다.

급진 좌파 성향의 오성운동 반대편에 서 있는 극우정당 북부동맹 역시 국민투표 부결 운동에 나서고 있다. 반이민 정책을 내세우는 북부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대표는 특히 최근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에 고무돼 “그가 우리에게 용기를 준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오스트리아 대선 결선 재선거에서는 극우 자유당(FPO) 소속의 노르베르트 호퍼 후보와 무소속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후보가 접전을 펼치고 있다. 당초 5월 22일 치러진 대선 결선에서 판데어벨렌 후보가 승리했지만 오스트리아 헌법재판소가 개표 부정을 이유로 재투표를 결정했다. BBC 등 서구 언론은 호퍼 후보가 승리하게 되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서유럽에서 최초의 극우 성향 지도자가 집권하게 된다며 주목하고 있다.

호퍼 후보를 배출한 자유당은 역사는 오래됐지만 최근 유행하는 반이민ㆍ반유럽 노선을 표방하고 있다. 이원집정부제 하에서 내각 구성권을 갖는 의회는 중도성향 사회민주당(SPO)과 인민당(OVV) 연정이 쥐고 있지만, 두 정당의 대선후보가 대선 1차 투표를 통과하지 못한 것에서 드러나듯 주류정치에 대한 오스트리아 국민의 반감이 심한 상태다.

유럽에서 유럽회의주의와 우파 포퓰리즘의 유행은 6월 영국이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탈퇴를 선택하고,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으로 탄력을 얻고 있다.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에서 반EU 노선이 승리한다면,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가 유력 대선후보로 나서는 내년 4~5월 프랑스 대선 등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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