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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버지 손 잡고 신부 입장, 복종 서약 대신 짧은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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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버지 손 잡고 신부 입장, 복종 서약 대신 짧은 연설

입력
2018.05.20 19:0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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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컴 부부ㆍ윈프리 등 하객들 화려

윈저성 주변에 10만명 축하 인파

19일 영국 윈저성의 세인트 조지 교회에서 열린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의 결혼식에서 해리 왕자가 신부 마클의 면사포를 벗기고 바라보고 있다. AP 뉴시스
19일 영국 윈저성의 세인트 조지 교회에서 열린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의 결혼식에서 해리 왕자가 신부 마클의 면사포를 벗기고 바라보고 있다. AP 뉴시스

세기의 결혼식을 올린 해리 왕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손자이자 찰스 왕세자의 차남으로 영국 왕위 계승 서열은 6위다. 신부 마클은 미국 법정 드라마인 ‘슈츠(Suits)’로 스타덤에 오른 할리우드 여배우다. 마클이 연상에다, 이혼 경력이 있는 미국인이자 백인 아버지와 흑인 어머니를 둔 혼혈이라는 점에서 연애 당시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두 사람은 2년 전인 2016년 7월 지인이 주선한 소개팅 자리에서 처음 만났고, 첫 눈에 서로에게 호감을 갖게 됐다. 해리 왕자는 소개팅 이전에는 마클을 알지 못했다. 마클 역시 마찬가지였다. 영국 왕실 사람들은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머나먼 존재였을 뿐이었다.

두 사람을 하나로 묶어 낸 것은 ‘더 나은 세상’에 대한 고민이었다. 모친 고 다이애나빈의 영향을 받아 자선구호 활동에 적극 참여해 온 해리 왕자와 성 평등과 여성 권리신장 등의 활동을 펼쳐온 마클은 공통점이 많았다. 두 사람의 관계는 2016년 10월 한 언론보도를 통해서 알려졌고, 한 달 뒤 공식 성명을 통해 확인됐다. 지난해 11월 약혼을 했다.

결혼 예식은 이날 정오 윈저성 왕실 전용 예배당 세인트 조지 채플에서 영국 성공회 수장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의 주례로 치러졌다. 마클은 파파라치 사진 판매 논란 등으로 불참한 아버지 대신 어머니 도리아 래그랜드와 함께 식장까지 이동했고, 식장 안에서는 시아버지 찰스 왕세자의 손을 잡고 입장하는 등 시작부터 관례를 깨는 등장으로 눈길을 모았다.

새로운 시도는 식장에서도 이어졌는데 마클은 전통적인 복종 서약 대신 짧은 연설로 대신했다. 설교는 성공회 최초 흑인 주교인 마이클 커리 신부가 맡았다.

결혼식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남편인 필립공 등 왕실 가족이 총출동했다. 신부 측에서는 마클의 어머니만 참석했다. 신랑 신부는 이날 바로 신혼여행을 가지는 않고 윈저성에서 첫날 밤을 보냈다. 정확한 신혼여행 일자와 장소도 공개되지 않았다. 신접 살림은 이들이 지난해 11월 약혼 이후 머물러 온 노팅엄 코티지에 꾸렸다.

세기의 결혼식답게 하객들의 면면도 화려했다. 해리 왕자 및 마클과 직접 친분이 있는 인물 위주로 600여명이 초청됐다. 세계적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 부부, 미국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 유명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 부부, 테니스 스타 세리나 윌리엄스, 가수 제임스 블런트 등이 참석했다. 해리 왕자의 전 연인 첼시 데이비와 크레시다 보나스 역시 결혼식장을 찾았다. 마클을 스타로 만든 미국 법정드라마 ‘슈츠(Suits)’에서 마클의 연인 역할을 했던 배우 패트릭 J. 아담스, ‘하비 스펙터’ 역을 연기한 가브리엘 막트 등도 초청을 받았다.

그러나 정치인들은 배제됐다.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은 초청되지 않았다.

결혼식이 열린 윈저성 주변에는 영국 국기인 유니언잭은 물론, 미국인 신부 마클을 축하하기 위해 성조기가 나부끼는 가운데 10만여명의 인파가 몰려 로열 웨딩을 축하했다.

결혼식은 영국 공영방송 BBC 등을 비롯해 전 세계 주요 방송사에 생중계됐으며, 통신사와 신문사도 실시간으로 결혼식 관련 뉴스를 보도하는 등 비중 있게 다뤘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두 사람의 결혼으로 영국 경제에 10억5,000만파운드(약 1조5,341억250만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결혼식 비용(3,200만파운드)을 감안하면 영국 왕실은 물론 영국 입장에서도 세기의 결혼식으로 톡톡한 경제 특수를 누린 셈이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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