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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계규 화백의 이 사람] 끝내 못 이룬 ‘개헌 전도사’ 정세균의 꿈

입력
2018.05.26 10:0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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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중에 옥동자를 보지는 못했지만 개헌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습니다.”

24일 정부 개헌안에 대한 표결이 무산된 국회 본회의장. 연단에 선 정세균 국회의장의 표정엔 실망감이 역력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이 야당의 불참으로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투표함 자체를 열 수 없게 되면서다. ‘미스터 스마일’로 불리며 원만하고 합리적인 리더십으로 임기 내내 호평을 받았던 그는 정작 국회의장 임기 마지막 날 열린 본회의장에서는 웃지 못했다.

돌이켜보면 임기 내내 정 의장의 화두는 ‘개헌’이었다. 정 의장은 취임 직후부터 개헌 전도사를 자처했다. 20대 국회 개원사에서 “국회의장으로서 20대 국회가 변화된 시대, 새로운 시대정신을 담아내는 헌정사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주춧돌을 놓겠다”고 다짐했고, 국회 사무총장에 대표적 개헌론자인 우윤근 전 의원을 발탁하며 개헌론을 띄웠다.

20대 국회에서는 실제 개헌 논의가 전방위로 진행됐다. 30년 만에 국회 헌법개정 특위가 구성됐고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논의와 토론이 속도를 냈다. 좌초의 고비도 있었지만 개헌의 불씨가 살아난 데는 정 의장의 숨은 노력이 컸다. 세미나 토론회 등 개헌 행사라면 빠짐없이 참석해 힘을 보태고 위기마다 각 당 원내대표를 설득하며 논의의 중심에 등장했다.

여야 정쟁 속에 속도는 더디게 진행됐지만 각 당이 개헌 당론을 내놓은 데 이어 대통령 개헌안까지 나오면서 6ㆍ13 지방선거에서 개헌안 통과 가능성이 점쳐지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극적인 드라마는 이뤄지지 않았다. 야당 반대로 6월 개헌안 국민투표가 물 건너 가고 대통령 개헌안 처리까지 이날 최종 무산되면서 그의 꿈은 2년 만에 무위로 돌아가게 됐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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