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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EPL 우승을 골프장에서... 퍼거슨과 과르디올라의 ‘평행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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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EPL 우승을 골프장에서... 퍼거슨과 과르디올라의 ‘평행이론’

입력
2018.04.17 04:4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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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맨시티와 1993년 맨유

2위 팀이 최하위에 진것도 같아

경질설 시달리다 전성기 전환점

팬들 “골프 친다기에 우승 예감”

스페인·독일 리그 ‘트로피 수집가’

英서도 최다연승 등 기록 레이스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이 15일 토트넘 원정에서 열정적으로 선수들을 독려하는 모습. 16일 2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꼴찌 웨스트브롬위치에 패하면서 맨시티는 올 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런던=AP 연합뉴스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이 15일 토트넘 원정에서 열정적으로 선수들을 독려하는 모습. 16일 2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꼴찌 웨스트브롬위치에 패하면서 맨시티는 올 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런던=AP 연합뉴스

‘골프 한 라운드를 돌아라. 끝날 때쯤 당신은 아마도 챔피언이 돼 있을 것이다.’

맨체스터 시티(맨시티)가 2017~18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을 차지했다는 소식에 한 영국 팬이 트위터에 남긴 글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16일(한국시간) EPL 33라운드에서 꼴찌 웨스트브롬위치에 0-1로 덜미를 잡히면서 맨시티가 앉아서 우승을 확정했다. 5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1위 맨시티와 2위 맨유의 승점 차는 16점이라 남은 경기에서 역전이 불가능하다.

펩 과르디올라(47) 맨시티 감독은 EPL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감격의 순간, 골프장에 있었다. 경기 전날 그는 “그 경기(맨유-웨스트브롬)를 안 볼 거다. 골프를 칠 것”이라 공언했는데 실제로 영국 체셔에 있는 골프장에서 아들, 프로골퍼인 토미 플릿우드(27)와 라운딩을 즐겼다.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우승 소식을 들은 뒤 웃으며 귀가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모습은 25년 전 알렉스 퍼거슨(77) 전 맨유 감독을 떠올리게 한다. 지금은 ‘전설’로 통하는 퍼거슨 전 감독도 1986년 11월 맨유 지휘봉을 잡은 뒤 한 동안 우승을 못해 경질 압박에 시달렸다. 그러나 1992~93시즌 처음 정규리그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며 ‘퍼거슨 전성시대’를 열었다. 당시 2위 애스턴빌라가 강등권에 머물던 올드햄 애슬래틱에 져 맨유 우승이 확정됐을 때 퍼거슨 감독은 골프를 치고 있었다. 퍼거슨 감독은 “모르는 사람이 미소를 머금고 언덕 너머로 다가와 ‘실례합니다. 퍼거슨씨, 당신이 챔피언입니다’고 말해줬다“고 회상한 적이 있다.

맨체스터 시티가 우승을 확정할 때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골프장에 있었다는 소식에 팬들이 1993년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생각난다며 팬들이 올린 글. 영국 언론 캡처
맨체스터 시티가 우승을 확정할 때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골프장에 있었다는 소식에 팬들이 1993년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생각난다며 팬들이 올린 글. 영국 언론 캡처

묘한 ‘평행 이론’에 팬들은 “난 오늘 펩이 골프를 칠 것이라고 말했을 때, 퍼거슨이 맨유를 첫 우승시킬 때처럼 맨시티가 우승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펩은 퍼거슨과 같은 장소에서 그의 첫 프리미어리그 우승 타이틀을 획득했다. 바로 골프장에서!”라며 축하를 보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우승청부사’ ‘트로피수집가’ 다운 면모도 과시했다.

그는 2008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 사령탑에 처음 올라 3시즌 연속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09년에는 트레블(정규리그ㆍ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ㆍFA컵 우승) 포함 6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2012년 여름 바르셀로나를 떠나 잠시 휴식기를 가진 뒤 2013년 7월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으로 무대를 옮겨 역시 정규리그 3연패에 성공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2016년 7월 맨시티로 옮기기 전까지 들어 올린 우승컵만 21개다.

그러나 잉글랜드 이적 후 첫 해인 2016~17시즌은 오점으로 남았다. 정규리그 3위, 리그 컵과 챔피언스리그는 16강 탈락, FA컵은 4강에서 탈락하며 그의 감독 인생에 처음으로 트로피 하나 없이 시즌을 마쳤다. “바르샤나 뮌헨이었다면 난 진작 잘렸을 것”이라고 말했던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맨시티의 올 시즌 우승 기록은 경이로울 정도다.

리그 최다 연승인 18연승 기록을 세웠고 2000~01시즌 맨유와 더불어 가장 이른 시간인 33라운드 만에 우승을 결정했다. 5경기를 남기고 28승(승점 87점ㆍ93골)을 기록 중인 맨시티는 역대 최다승(기존 기록 30승), 최다승점(95점), 최다득점(103골), 2위와 최다승점 차(18점) 기록 경신에 도전한다. 또한 EPL 최초 승점 100점 돌파도 가시권에 두고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박순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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